아기자기 우리 자기도 좋아할 인터넷 쇼핑몰 ‘스토아 정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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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의 여왕 나카무라 우사기에겐 새끼발가락 끝만큼도 못 미치지만(그런데 그 여자, 돈 없다 돈 없다 계속 그러면서도 어디서 그리 계속 돈이 나오는 거야?) 나름대로 소박한 쇼핑을 좋아하는 내게도 아픔은 있다. 쇼핑을 하려고 할 때 가장 큰 아픔은 첫째 물론 돈이 없다는 거지만, 그 다음 아픔은 돈이 (약간) 있어도 살 만한 게 없다는 놀랍고 기막힌 사실이다. 아무거나 되는대로 찍 사서 홱 던져버리는 일이라면 뭔 고민이겠냐만, 문제는 내가 세바스찬도 아니고 그의 숨겨진 여동생 세바스티나도 아닌 걸?

그리하여 어디서 이리도 멋진 것들만 줄줄이 모아놨는지, 운영자 엉덩이라도 토닥토닥 두들겨주고 싶게 만들면서 더불어 자꾸만 장바구니를 클릭해 대는 이 빌어먹을 손가락을 저주하게 싶고 만드는 이 사이트 ‘스토아 정글 store.jungle.co.kr’을 그대에게 보내며 외치노니. 심 봤다. 이왕지사 같이 즐기자는 취지보다 같이 망해보자는 흑심이 크다는 것을 솔직히 밝히면서 이게 어떤 데인지 말하자면 이렇다.

재미를 원한다면 재미, 디자인을 원한다면 디자인, 실용을 원한다면 실용. 네가 원하는 대로 눈에 불을 켜던지 방에 불을 켜던지 손가락에 불을 켜던지 아무튼 불을 켜고 취향 따라 목적 따라 물건을 찾고 고르면 되는 곳이 이곳이다. NAVER 검색 결과에 따르면 ‘디자인 관련 전문 쇼핑몰, 국내외 서적, 인테리어 소품, 컴퓨터 액세서리, 디자인 용품, 폰트, 소프트웨어, 클립아트, 포토CD, 아트북, 해외 디자인 컬렉션’이라고 적혀 있어서 폼나게 인용해 보려던 나를 대뜸 주눅들게 만드는데 걱정할 거 없다. 무시하면 된다. 그럼 정체가 뭐냐?

귀고리, 우산 같은 트렌디한 소품부터 역시 트렌디한 데스크 용품, 키친 용품 등등 한 아트 하는 인터넷 소품 가게다. 내가 침 흘리며 찍어놓거나 이미 발라진 침을 묻힌 채 우리 집 혹은 우리 회사에 납신 것들이 있는 데가 바로 이곳인데, 예를 들면?

귀를 한번 눌러주면 당나귀 엉덩이와 엉덩이 사이, 그러니까 남들은 쌍디귿자로 명명하는 변이 나오는 곳에서 변 대신 담배가 나오는 당나귀가 바로 여기에 있다.(물론 피와 살이 타는 살아있는 당나귀 절대 아님) 엄한 것을 빼내느라 그런지 깜짝 놀란 듯 팽창한 동공 둘레로 허연 자위가 귀여운, 담배 싸는 당나귀 ‘Smoking Donkey’나, 허연 플라스틱 화분 같이 생긴 것 하나에 솜뭉치 하나와 귀신이 까기 좋아한다는 시나락 같이 생긴 씨들을 주는데 그걸 그 솜뭉치 위에 솔솔 뿌리고 물을 매일매일 흠뻑 흠뻑 주면 열흘 뒤쯤 파릇파릇 새싹이 나더니 언젠가부터 쑥쑥 커서 뉘집 정원 잔디가 부럽지 않은 예쁜 잔디로 자라나 이 시멘트 가슴에 촉촉함을 안겨주는 mmmg의 ‘Mr Green’이나, 등에 살짝 칼집을 내서 남자친구 혹은 연적의 사진이나 머리카락 등을 넣은 후 아브라카타브라 수리수리원천수리 소원을 빌면서 바늘로 푹푹 찌르는 재미가 죽여주는 ‘부두 인형’에, 다소 비싸서 그렇지 컬러면 컬러 재질이면 재질 맘에 쏙 드는 것들이 줄을 서는 바람에 이쁜 노트 킬러인 나를 때론 기쁘게 때론 우울하게 만드는 온갖 노트도 많다.

끝? 어허, 아직이다. 스마일 얼굴을 한 포크나 CD를 낑낑대고 밀고 서있는 모양이 너무 귀여운 CD홀더 등 디자인 훌륭하지, 아이템 재밌지, 질 튼튼하지 그 이름도 유명한 스뎅의 명가 Hogri 물건을 비롯하여, 보기만 해도 침이 줄줄 흘러 이거 이거 이러다 파블로프의 개대신 ‘침 줄줄 세계’의 위인으로 등극하여 턱 밑에 세숫대야를 달고 다녀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게 만들 정도로 이쁜 것들이 좌악 펼쳐진 데가 이곳이다. 더구나 요즘 같이 인간들이 봄맞이 러브 어페어를 치르겠다고 결혼식들을 해대는 판이나, 문득 봄맞이 새물건의 세계로 떠나고 싶을 때 둘러보기엔 딱이다.

물건값 이체할 계좌에 잔액이 있다면! 거기다 괜히 도와준답시고 졸졸 따라 다니는 판에 물건 고르는 재미대신 스릴의 세계를 안겨주는 판매원도 없으니, 인터넷 쇼핑의 매력을 말해 뭣하랴? 그러기엔 이 지면이 너무 짧다. 내 다리보다도 짧다. 그리하여 백마 탄 기사는 간데 없고, 마감 앞둔 기사만 줄줄이인 이 몸은 마지막 단말마를 남기며 퇴장하는 바다. 아. 사고 싶어라.

조은미 기자cool@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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