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복·군용 헬멧·스마트폰 액정· 자동차 충돌 인체 모형 등 남성용 사이즈"

NASA가 사상 처음으로 여성팀의 우주 유영을 시도했으나 우주복 부족으로 취소했다. 사진은 홀로 먼저 유영에 나서기로 한 크리스티나 코크(왼쪽). ⓒ국제우주정거장 트위터
NASA가 사상 처음으로 여성팀의 우주 유영을 시도했으나 우주복 부족으로 취소했다. 사진은 홀로 먼저 유영에 나서기로 한 크리스티나 코크(왼쪽). ⓒ국제우주정거장 트위터

스마트폰 액정 크기부터 고글, 신발 등은 모두 남성용으로 디자인됐다?

BBC는 3월 28일(현지시간) ‘여성들을 위한 디자인 되지 않은 세계의 7가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남성들의 기준에 맞춰진 장비와 모형, 공간 등을 소개했다.

첫번 째는 우주복이다. 최근 미국 우주항공국(NASA)는 여성 팀의 우주 유영을 취소했다. 우주 비행사 앤 매클레인은 중형 사이즈의 우주복이 자신 몸에 잘 맞는다는 것을 알았다.

국제우주정거장에는 2개의 중형 사이즈의 우주복이 있었지만 우주 유영을 제대로 하기 위해 만든 우주복은 한 개였다. 결국 매클레인의 우주 유영은 연기됐다.

여성들에게 맞는 군사 장비 역시 부족했다. 2016년 미군은 남성 전용 부대인 육군과 해병대 및 특수 부대에서 전투를 위해 여성을 모집했다. 하지만 당시 상당수의 장비가 남성을 위해 설계 된 상태였다.

BBC는 “육군은 여성에게 적합한 8개의 작은 크기의 장비들을 추가했지만 신발과 헬멧 등은 완전히 다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자동차 충돌 인체 모형 실험도 남성 기준에서 이뤄졌다. 미국 정부는 2012년까지 자동차 충돌 인체 모형 절반가량을 남성 신체 기준으로 했다. 2011년 버지니아 응용 생물 역학 연구 센터에 따르면 여성 운전자는 남성보다 중상을 입을 가능성이 47% 높았고 경상을 당할 가능성은 71% 높았다.

스마트폰 크기에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BBC는 “여성의 손은 평균적으로 남성보다 1인치(2.54cm) 작다”면서 “4.7인치(11.9cm)이상의 아이폰을 한 손으로 잡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많은 여성이나 일부 작은 손을 가진 남성들에게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지난해 미국프로농구 스타 스테픈 커리는 지난해 후원 계약을 한 스포츠업체 언더아머를 통해 새로운 신발을 출시했다. 그런데 소년용 크기로만 제공됐다.

지난해 11월 9살 소녀 라일리는 소녀들도 신발을 신고 싶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커리는 더 작은 사이즈의 신발이 웹사이트에서 소년용으로 분류되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3월 ‘언더 아머 커리’(커리의 농구화 브랜드) 신발 대부분은 남녀용으로 분류돼 제공되고 있다.

과학 장비도 상대적으로 크기가 큰 남성용이 많아 여성들이 이용하기 불편하다고 했다. 한 생물학자는 “여성을 위한 대체품은 더 비싸다”고 했다.

BBC는 남성 위주로 기준을 만든 사무실 공간 사용 기준도 문제로 제기했다. 평균 미국 사무실 온도가 1960년대 평균 40세이자 체중 70kg의 남성 신진 대사율을 기준으로 계산됐다고 BBC는 전했다.

영국의 언론인이자 작가인 캐롤라인 크리아도 페레즈는 “사람들은 남성을 기본적으로 생각하고 여성의 일종의 틈새시장으로 생각하는데 익숙하다”고 말했다.

키워드
#여성 #남성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