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실천하는 ‘페미니즘’
“모든 여성의 이야기는 역사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위치한 페미니즘 책방 ‘달리, 봄’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페미니즘 책방 ‘달리, 봄’에서 사람들이 여성 관련 서적을 읽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허스토리’는 여성 역사를 말한다.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성 작가의 작품이나 여성 개인의 이야기는 묻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뿐만 아니라 정치·사회·경제 등 여성을 둘러싼 삶의 조건에 대한 관점과 해석까지 사회에서 논의되기 어려웠던 것이다.

서울과 런던, 타이베이에는 이 같은 허스토리를 모아 소개하는 서점이 있다. 그들은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서적을 모으고 출판하고 있다. 

 

여성들의 자서전을 펴내다 - 서울 ‘달리, 봄’

페미니즘 책방 ‘달리, 봄’에 진열된 도서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페미니즘 책방 ‘달리, 봄’에 진열된 도서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017년 8월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에 문 연 페미니즘 서점 ‘달리, 봄’은 페미니즘, 퀴어, 젠더 이론 등과 관련된 서적들을 취급한다. “여성들의 이야기로 채워진 다른 세상을 꿈꾸는 작은 책방”을 표방하는 달리, 봄은 수많은 여성들의 개인적인 기록, 편지, 이야기 등 작은 영역까지 큐레이션 하고 있다. 책방 지기 류소연 대표는 서점을 열기 전에 ‘허스토리’라는 출판사를 먼저 운영했다. 허스토리는 기존 문헌 기록에서 배제된 여성들의 이야기를 구술사를 통해 기록을 남기고 있다. 그들은 “모든 여성의 이야기는 역사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엄마’로 불리는 사람들의 이야기 등 다양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든다.

류 대표는 “앞으로 우리 서점에서 페미니즘에 관심 있는 분들이 평소에 못다 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소외된 여성 작가들의 가치를 조명하다 - 런던 ‘페르세포네 북스’

ⓒ페르세포네 북스(Persephone Books)
ⓒ페르세포네 북스(Persephone Books)

영국 런던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 작가들의 책을 모아놓은 ‘페르세포네 북스’(Persephone Books)가 있다. 이 서점 창립자는 여성 작가들이 쓴 작품 중 손실되거나 절판된 도서에 페르세포네만의 디자인을 입혀 재출간했다. 그중 서점을 통해 베스트셀러가 된 ‘미스 페티그루의 하루’는 이후 영화화까지 됐다.

 

중화권 최초 페미니즘 서점이 생기다 - 타이베이 ‘여서점’

ⓒ여서점(女書店 Fembooks)
ⓒ여서점(女書店 Fembooks)

타이베이 국립대학교 옆에는 1994년에 생긴 페미니즘 서점이 있다. 대만의 여성 운동 조직인 ‘일깨움 재단’(Awakening Foundation)은 중화권 최초로 여성주의 서점 ‘여서점’(女書店 Fembooks)을 열었다. 여서점은 여성 관련 서적을 판매하는 동시에 1996년부터 ‘허스토리’(herstory), ‘여성 서적’(fembooks), ‘젊은 미혼 여성’(young girls), ‘성별 교육’(gender education), ‘레즈비언과 게이’(lesbian and gay), ‘남성학’(men 's studies) 총 6가지 섹션을 나눠 자체 출판도 하고 있다. 서점의 역할을 넘어 여성운동의 공간이 된 이곳은 수년에 걸쳐 작가, 예술가, 활동가 등 여러 분야의 사람들과 함께 여성의 이야기 공유한다.

페미니즘 활동 중 가장 인기 있는 것은 ‘페미니즘의 추세와 이론’이라는 강연이다. 여서점은 25년 동안 “여성의 이야기가 공유되는 공간”이라는 변치 않는 철학으로 대만의 대표적인 페미니즘 서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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