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분석과 대안 제시 위한
경북양성평등센터 안착해야

최미화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원장
최미화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원장

 

경상북도는 힘든 일은 솔선하고 좋은 일은 양보하는 선우후락(先憂後樂)의 선비 기질이나 6·25 남침 사흘 만에 서울이 함락되는 국가 소멸의 위기 앞에서 국군에게 첫 승전보(상주 화령장 전투)를 안겨준 호국의 땅이지만, 유독 시대정신과 직결된 양성평등 성적은 민망하다.

여성가족부가 지역성평등지수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1년부터 지난 연말까지 내리 8년간 최하위 그룹으로 분류된 성적표는 경북의 아내·딸·어머니가 경제활동·의사결정·교육직업훈련·복지·보건·안전·가족·문화정보 등 8대 분야에서 타 광역시도에 비해 훨씬 더 동등하지 못한 삶을 산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대변한다.

국토의 19%를 차지할 정도로 넓은 경북의 농산어촌에 중고령층 여성 1인 가구주가 많은 특성이 기초생활보장자의 여성 비율(54.8%)을 높이고, 여성 공적연금가입자 비율(40.6%)이 낮은 복지 분야 성적표나, 광역·기초의원의 여성 비율(20.6%, 전국 평균 28.3%)과 5급이상 여성 공무원(8.8%, 전국 평균 13.9%) 등으로 구성된 의사결정 분야 성적표 역시 ‘끝에서 1등’이다.

현실에서도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아직 가부장제가 필요하지 않냐”거나 (남성)역차별을 거론하면서 성격차 줄이기를 원천 차단하거나 외면하기 혹은 시간이 흐르면 다 해결된다는 식으로 미루고 있어 경북남성을 위한 젠더스쿨을 통해 ‘양성평등에 대한 착시현상’을 하루라도 빨리 바로잡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잖아도 경북 청년들은 여성과 남성에 따라 결혼관·자녀관 등에서 벌써 상당한 궤도이탈 움직임을 보인다. 지난해 연구(‘경북 저출산극복을 위한 사회문화적 환경조성방안’)에서 미혼남녀의 결혼계획은 17.4%(남성 65.7%, 여성 48.3%), 자녀출산은 23.2%(남성 71.5%, 여성 48.3%)나 차이가 벌어졌다.

이제 젠더갈등도, 남성의 몫을 여성의 몫으로 달라는 억지도, ‘서러운게 남자’라는 식의 물타기 현상도 버리고, 경상북도를 양성평등을 토대로한 ‘행복 경북’으로 새 바람을 일으키려면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다. 그 첫 걸음이 경북양성평등센터의 개소다.

지난 3월 4일 현판식을 갖고, 전담원을 확보한 경북양성평등센터는 경북의 제도·실태·지원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고 정확한 원인 분석으로 사회문화적 인식변화까지 가져올 치밀하면서도 구체적인 연구와 실천을 PDS(계획Plan, 실천Do, 사후관리See)에 의거해 지속적으로 밀고 나가려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유치원·어린이집교사를 위한 젠더교실, 별반지기(차별 반대 성평등교육강사단), 풀뿌리젠더스쿨공모사업, 성평등경북알리오단, 남성들과 함께하는 청년·시니어보이스단 톡톡, 도정 및 미디어모니터링단 등을 가동하여 남녀동행(同幸) 경상북도의 토대를 마련할 예정이다.

경력단절여성의 경제활동을 돕기위해 경북광역새일센터가 지난해 성사시킨 2542건의 취업에 대해서는 전국 첫 전수조사를 통해 지속취업과 상용직 여부, 임금실태, 4대보험가입, 직종 등을 샅샅이 분석해 재교육을 하고, 구인구직 미스매칭해소를 포함한 사후관리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결국 여성이 행복해야 소멸위기에 처한 지방의 운명도, 저출산고령사회 극복도, 일자리경쟁력도, 이웃과 함께하는 공동체 회복도 가능하지 않을까. 경북의 총 행복지수를 높이는 대반전, 경북양성평등센터를 통해 만들어나가고 확산시키겠다. 경상북도의 환골탈태, 양성평등이 그 첩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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