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계, ‘나 아니면 남’ 폐쇄논리 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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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민원기 기자>

한동안 텔레비전에 고정 출연한 적이 있는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비례대표)의 ‘패션감각’은 명성만큼 여전했다. 얼룩 주름치마에 붉은색 웃옷을 받쳐입은 모습이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부리부리한 눈매도 날카로운 답변만큼 또렷했다.

“그동안 뜸했다구요? 미래연대나 개혁특위, 상임위원회에서 원칙을 지키면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언론을 안 타서 그런가.”

지난해 대통령 선거 때 후보비서실 부실장으로 얼굴을 자주 비쳤지만, 여성계 안팎에서 ‘뜸하다’는 소릴 들었던 그. 15대 국회의원을 마치고 16대 국회에 들어오기 전 2년 동안 ‘쉰’ 탓이 크지만, 지난해 7월 전국구를 승계한 뒤 여성계와 ‘거리두기’를 한 것도 적잖은 이유가 될 듯하다.

“새 정부 출범으로 많은 게 바뀔 겁니다. 국회는 국가를 경영하는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해야 해요. 그래야 국민 피부에 와 닿는 생활정치를 할 수 있죠. 정치개혁의 방향이기도 합니다.” 김 의원의 화두다. 바쁜 일정 때문에 여러 번 약속시간을 바꾼 뒤에야 김 의원을 만날 수 있었다. 17일 저녁 “빵 한쪽으로 점심을 때운” 김 의원과 첫 인사는 구내식당에서 해야 했다.

- 몹시 바쁜 모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일을 하려면 손이 많이 간다. 대학원 공부도 시간이 필요하다.”

- 어떤 공부인지.

“경영대학원에 다닌다. 사회에 막 나올 여성들에게 봉사할 요량이다. 법률 컨설팅 같은 것들.”

- 밖에선 좀 뜸하다고 여긴다.

“2년 쉬어서 그런 것 같다. 언론도 많이 안 탔고, 여성단체와 연결이 안돼서일 수도 있고. 대통령이 특검법을 수용하지 않았다면 많이 나갔을 거다.”

- 왜 그런가.

“4000억 원 지원은 역사상 최대 정경유착이다. 이를 제대로 밝히자는 걸 거부했다면 원칙대로 하자고 내가 나섰을 것이다.”

- 이라크전이다 뭐다 해서 때가 좋지 않다는 얘기가 있다.

“대북문제를 말할 때 체제와 인민을 구별해야 한다. 체제에 돈을 지원하는 건 지탄받아야 한다. 노 대통령이 이를 깨끗히 정리해야 한다.”

- 한반도 전쟁위기론이 큰데.

“공인인 국회의원이 이라크를 방문하는 등의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다. 나도 의견이 있지만, 사견과 국가 견해는 엄격히 다르기 때문에 말하는데 신중해야 한다.”

- 요즘 고민은 뭔가.

“상임위원회 일을 제대로 하는 거다. 과학, 정보와 관련해 지금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일이 많다.”

- 대부분 여성들의 정치참여 확대를 꼽는데.

“비례대표 50%는 당연히 될 테고, 지역구 30% 할당도 강제조항이 논란이지만 무리 없으리라 본다. 여야 모두 전당대회 전에 개혁안이 통과할 것이다. 시대 흐름 아닌가.”

- 여성단체와 교류가 적어 보인다.

“여성계와 연결이 잘 안 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나도 여성이어서 국회의원 됐고, 예전엔 경실련, 참여연대 등에서 활동했다. 지금 여성운동은 성숙기에 접어들어야 하는데, 여전히 단순·폐쇄논리에 갇혀 있는 것 같다. 나 아니면 남이란 식은 벗어야 한다.”

- 여성 장관 4인방이 화제인데.

“열린 의식과 역동성을 갖춘 만큼 잘 할 것이다. 강금실 법무장관은 잘 아는 사이다. 기대가 크다.”

- 검사들과 토론은 봤나.

“대통령은 검사스럽지 않아 좋았고, 검사는 대통령스럽지 않아 좋았다.”

- 무슨 뜻인가.

“말 그대로다.”

- 내년 총선 구상은.

“당연히 지역구로 출마해야 하지 않겠나.”

- 총선을 준비하는 여성들이 많다.

“국회의원은 자원봉사자다. 더 이상 권위와 특권을 내세워선 안 된다. 여성들이 그 몫을 잘 하리라 본다. 국민들이 이를 알아야 한다.”

ddarijoa@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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