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사실 고발한 경북대 학생은 ‘디딤돌상’
경북대총장, 강은희 대구시 교육감 ‘걸림돌상’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과 전국여성노조대경지부,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 등 시민연대는 7일 ‘111주년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 제26차 대구여성대회’를 대백 앞 광장과 동성로 일대에서 열었다.

‘#미투 #대구 내 삶을 바꾼다 우리가 해낸다’를 슬로건으로 열린 대구여성대회에서는 3.8 여성선언과 핵심의제를 발표하고 ‘성평등 디딤돌상’과 ‘성평등 걸림돌상’을 시상했다.

인간의 존엄을 상징하는 보라색 물결과 만장, 퍼포먼스로 #미투,성별임금격차 해소, 젠더폭력 근절, 낙태죄 폐지, 차별금지법 제정, 여성대표성 확대등의 여성대회 메시지를 알리며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권은주기자
인간의 존엄을 상징하는 보라색 물결과 만장, 퍼포먼스로 #미투,성별임금격차 해소, 젠더폭력 근절, 낙태죄 폐지, 차별금지법 제정, 여성대표성 확대등의 여성대회 메시지를 알리며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 권은주 기자

성평등 디딤돌 수상자는 ▷문화계 미투 당사자 ▷대구기계부품연구원 미투 당사자 ▷경북대학교 미투 당사자 ▷스쿨미투 고발자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대구지부 대구가톨릭의료원분회가 받았으며, 걸림돌상에는 ▷경북대학교 총장 ▷대구은행 성폭력 사건 가해자 무죄 선고 1심 재판부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홍준연 대구시 중구의회 의원이 선정됐다.

"저도 성평등한 사회!!"
대경여연회원인 엄마를 따라 나선 아이 "성평등한 사회!! 저도 동참해요!!" 사진:권은주기자

조직위는 선정 이유에 대해 “경북대학교 총장은 교수에 의한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 보호조치보다 가해자와 2차 가해자들을 비호, 제대로 된 징계조치와 학내 반 성폭력 문화를 만들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않아 지역 대표 대학으로서의 명예 실추는 물론이고 지역 성평등 문화에 악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은행 성폭력 사건 가해자 무죄선고 1심 재판부는 정의를 실현해야 하는 법의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는 재판부의 의무를 져버리고 성폭력 가해자에게 무죄를 선고함으로써 성인지적 관점이 보이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대구시 중구의회 홍준연 의원은 대구 중구의회 본회의장에서 대구의 성매매집결지‘자갈마당’에서 더 이상 갈 곳 없이 막다른 곳으로 내몰린 성매매집결지 여성들을 향해 막말을 쏟아내고, 성매매알선업주들의 발언을 인용해 폐쇄를 위한 정책을 왜곡한 점을 비판했다. 

여성가족부장관을 지낸 강은희 교육감도 걸림돌상 수상자로 선정돼 여성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조직위는 강 교육감에 대해 “학교 현장에서 비정규직여성노동자에게 발생한 성폭력 사건에 대해 가해자 엄중처벌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의 정보를 소문내고 징계를 받은 2차 가해자 직원 중 일부를 승진 조치함으로써 진리와 정의를 가르치는 교육현장에서 성폭력 문제를 외면하고 방조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는 대구여성대회 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의 주관으로 오후 12시 30분부터 21시 30분까지 #미투운동 영상 상영을 시작으로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미투 사진전, 부스 운영, 성별임금격차해소를 위한 3시 STOP, 대경여연합 ‘2019년 여성의제 말하기 ’필러버스트, 3.8거리행진, 기념식, 대구여성인권센터와 대구여성의전화 등 각 단체의 공연 함께 진행되었다.

강혜숙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상임대표가 “#미투운동이 광장의 구호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성들의 인권이 보장되는 진정한 성평등 민주주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진: 권은주기자
강혜숙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상임대표가 “#미투운동이 광장의 구호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성들의 인권이 보장되는 진정한 성평등 민주주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진: 권은주기자

강혜숙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대회사를 통해 “2019년에도 미투(#MeToo) 운동이 사회 전반에 걸쳐 성폭력피해 말하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미투 운동이 광장의 구호가 아니라 일상에서 여성들의 삶이 안전하게 이루어지는, 진정한 성평등 민주주의가 실현되어야 한다”며 “대구지역을 성평등한 곳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다같이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임성열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 수석부본부장도 연대사를 통해 “채용 성차별을 비롯해 성희롱이 만연한 조직문화까지, 노동 현장에서의 여성 차별이 심각하다”고 지적하며 “이를 없애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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