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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마마 멤버 네 명은 얼굴이 몽땅 낯설지만 신인이 아니다. 신연아는 코러스팀 ‘빈칸 채우기’ 멤버로 지금까지 수많은 가수들 앨범에 참여한 베테랑이고, 이지영은 국내 정상급 연주력을 지닌 ‘한상원밴드’의 보컬이었다. 이영현과 박민혜는 현재 실용음악과 학생.

“외모만 따지는 풍토만을 꼬집는다기보다, 우리 살아가는 것 중에서 진짜 아닌 가짜들이 많고, 자기가 하고 싶은데도 외부의 시선 때문에 주눅들어서 못하는 것 많잖니? 자기가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남들이 보든 말든 용기 있게 하는 것. 그게 우리다.”

- 다들 데뷔 앨범이 없었다?

“세션으로 활동을 했는데, 물론 앨범을 하려고 했다. 처음 네다섯 번이나 했던 것 같다. 어떤 회사는 다 좋은데, 얼굴을 다 고치자 그러더라. 그건 못하겠더라. 그것도 내 돈으로 고치라니. 난 돈도 없고. 또 다른 회사에서도 결국 “아무래도 살을 빼야 하지 않느냐” 그러더라. 그래서 또 잘 안됐다. 그런 경험들이 아마 많이 있을 거다. 사람들이 아는 스타, 일반 여자가수가 되기까지는 되게 많은 것들을 요구한다.”

- 빅마마는 앨범 재킷에도 가수 얼굴이 안 보인다. 그게 컨셉인가?

“그게 컨셉이냐고 묻는 시각 자체가 다르게 보는 시각 같다. 다른 가수도 사진 없이 앨범 많이 낸다. 다른 가수한테는 얘네 못생겼다 생각지 않는다. 그런데 일부러 생각한 건 아니었다. 재킷이 라이크 더 바이블이니까, 옛날 성경에 나오는 그림을 주고, 지영이가 그림을 그리고, 또 실루엣도 넣었다.”

- 흑인 정통음악이라는데 좀 약하다. 심심하다. 그런 말이 있던데?

“좀 무겁단 사람도 있다. 우리가 대중성을 딱 지향한다면 대중들이 원하는 것과 딱 맞아야 하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우린 대중한테 딱 맞출 여력이 안 되는 사람 같다. 목소리가 좀 이렇고. 또 솔직히 대중의 입맛을 모르겠다. 뭘 원하는 건지.”

- 뮤직비디오는 메시지가 강한데 노래는 약하다. 발라드 음악으로 느껴진다.

“음악은 그냥 음악일 뿐이다. 메시지가 뮤직비디오엔 있겠지만, 음악은 외모를 떠나서 그냥 음악이다. 듣기 좋고 편하고. 우리 같이 외모가 특출하지 않아도,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양하게 음악을 할 수 있다. 그런 걸 우리가 얘기하고 싶었던 거지. 비주얼 가수를 너무 비판한다거나 이런 것보다는.”

- 정말 변하지 않을 자신 있나? 자기는 댄스 너무 싫다, 좋아하는 음악을 하겠다더니 얼마 후 댄스 들고 나온 가수도 봤다.

“우린 춤을 잘 추질 못한다. 트레이닝 한다고 될 일이 아닌 것 같다. 되면 좋지. 그것도 재능인데. 사실 춤추고 노래하는 거 메리트 있지 않나. 예쁜 여자 가수가 춤추고 노래하면 얼마나 멋진데. 나도 여자지만 넋놓고 보게 된다. 사람이 당연히 미에 대한 욕구가 있으니까. 부럽다. 그렇지만 꼭 예뻐야 노래하는 건 아니다. 우린 이렇지만, 노래하면 안되나?”

조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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