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사회문제 관심 ‘20대’
중간관리자로 성장 ‘30~40대’

커리어의 정점 서는 ‘50대’
세대 따른 다양한 리더십 필요

한화진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소장은 “여성 과학기술인들이 경력단절을 겪지 않도록 환경을 만들고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cialis coupon cialis coupon cialis coupon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한화진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소장

지난 해 미투, 불법촬영물 유통 등 젠더 이슈가 사회적 큰 공감을 불러왔다. 무심함에 갇혀있던 젠더 감수성이 수면 밖으로 나오기 위한 진통의 과정이었다. 우리 사회는 분열과 갈등의 혼재 속에서도 슬기롭게 탈피의 과정을 겪어내며 성장해왔다. 다 같이 행복한 사회를 위해 올해는 어떤 성장통이 필요할까?

기해년 새해, 저마다 희망찬 계획에 마음이 부푼 때에 필자는 ‘세대 감수성’이라는 키워드를 꺼내고 싶다. 네이버 사전에 감수성(感受性)이란, ‘외부 세계의 자극을 받아들이고 느끼는 성질’이다. 그렇다면, 세대 감수성이란 ‘다른 세대의 차이를 받아들이고 느끼려는 태도’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무조건적 수용도 배제도 아닌, 열린 마음의 자세이다. 세대 감수성이 높아야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사회의 온도가 따뜻해진다.

요사이 기업의 모습도 십여 년 전과 비교해 많이 달라졌다. 특히 조직구성원이 매우 다양해졌다. 지난해 말 화제가 된 책 『90년생이 온다』에서 보면, 밀레니얼 세대가 신입사원으로 입사하면서 기업의 조직문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례로, 이들은 부당함과 비합리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때문에, 조직 논리가 우선인 기성세대와 마찰을 빚기도 한다. 이런 갈등은 누가 옮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적 경험, 기술 환경, 생활양식까지 전혀 다른 세대가 한 공간에서 활동하다보니 발생하는 차이의 문제이다. 다양한 세대들의 생각과 경험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게 할 것인지가 앞으로 가정, 기업, 사회 내에서 주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최근 HR 자료를 보니, 기업에서 여성 대졸 공채를 실시한지 30년째라고 한다. 예전에 비해 많은 여성 인재들이 기업에서 활약하고는 있지만 빈번한 경력단절과 낮은 여성 임원 비율 등 아직도 극복해야 할 문제가 많다. 과학기술계만 보더라도 이공계 여성 경력단절 규모가 약 24만 명이고, 여성연구책임자 비율도 약 8%에 불과하다. 인재 양성 측면에서도 세대별 접근 전략이 필요하다.

20대 여성은 앞서 언급한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갖고 있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면서도 공정성과 사회문제, 젠더이슈에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한다. 워라밸에도 관심이 높아, 이들이 중간급으로 성장하는 몇 년 후에는 기업 내 워라밸이 일상문화로 자리 잡을 것이다. 회사가 평생 고용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입사와 동시에 이직을 준비하기도 한다. 이들을 움직이는 큰 힘은 동기·가치부여이다. 20대 새내기 리더십은 조직과 개인의 삶의 적절한 조화를 유지하면서 경력성장의 밑거름을 마련하는 것이다.

30~40대 여성은 출산 적령기와 겹치면서 기회의 제한을 겪게 되는 시기이므로, 새는 파이프라인을 메꾸는 것이 중요하다. 경력단절 여성이 재취업할 경우, 보통 임금이나 커리어 수준을 낮추거나 그마저도 재취업이 힘들다. 경력단절 방지를 위해 출산 육아 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일·가정 양립제도 활성화와 대체인력 지원, 경력이음을 위한 복귀지원 등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한 세대다. 30~40대 중간 리더십은 경력단절 방지와 복귀 지원을 통한 중간 관리자로의 성장이다.

50대 이상 여성은 커리어 정점으로 잘 달려갈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들에게는 대내외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다양한 분야와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글로벌 허브를 정책적으로 지원하면 좋겠다. 이들의 대내외적인 활동은 후배들에게 롤모델이 된다는 측면에서, 또한 사회적으로는 다양한 직업의 고위직 여성을 가시화한다는 측면에서 고무적이다.

정부는 17일 ‘제 4차 여성과학기술인 육성·지원 기본 계획(2019-2023년)’ 공청회를 가졌다. 이번 4차 계획에는 여성과기인의 생애주기별 지원을 확대해 ‘경력진입→경력성장→재진입’으로 이어지는 경력개발 종합지원 프로그램이 추진된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필자가 속한 곳이 과학기술계이다보니, 여성과기인 중심으로 기술하였지만, 세대 감수성을 여성이나 과학기술에만 적용할 것은 아니다. 돼지는 인간에게 많은 혜택을 준다. 아낌없이 주는 황금돼지의 해를 맞아 열린 마음으로 세대가 화합을 이루는 해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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