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마케팅·법률지식 등 손꼽혀

지금까지 여성들이 창업을 시작할 때는 준비과정에 대한 어려움이 가장 컸다. 창업을 앞둔 여성들을 위한 창업박람회나 정보를 알려주는 창업관련 사이트가 늘어난 이유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여성들은 창업 준비보다는 창업한 뒤의 일을 훨씬 걱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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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비즈니스연구소가 지난해 12월 한달 동안 창업을 원하는 여성 2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금조달 ▲홍보 및 마케팅 ▲법률지식이 창업을 망설이는 어려운 점으로 손꼽혔다. 창업의 준비 단계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점포의 입지선정 ▲창업아이템 선정 ▲실무지식 등은 5순위 밑이었다. 뉴비즈니스연구소가 지난해 대구·서울·부산에서 창업박람회에 다녀간 368명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했을 때는 창업을 원하는 여성들이 고민하는 문제로 ▲창업아이템 선정 ▲창업이론 ▲점포의 입지선정이 가장 많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결과는 여성들이 창업 준비보다는 창업 후 실무에서 더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러나 문제는 창업 이후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곳이 적다는 것. 창업박람회, 창업 관련 기관이나 인터넷 사이트도 아직까지는 창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필요한 내용을 전달하는 데 그치고 있다. 여성들은 아직 남성들보다 인맥이 부족하기 때문에 알음알음으로 얻을 수 있는 지식도 한정적이다.

뉴비즈니스연구소 김영문 소장(계명대 경영정보학과 교수)은 “첫 출발하는 창업자들에게는 법률·특허·지적재산권·세무회계 등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며 “여성들에게 법률·특허 상담을 해줄 수 있는 여성창업지원센터 형식의 기관이 세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공인회계사·변리사·회계사 등을 시간제 자원봉사 형식으로 일대일 상담을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든다면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며 “창업보육센터 등 창업 관련 기관이나 창업 정보를 주는 인터넷 사이트들의 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뉴비즈니스연구소는 대구에 각 분야의 전문가로 만들어진 상담기관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김 소장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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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맥관리에 소홀한 것도 문제

문화디자인 벤처기업 ‘갤러리 오채’의 김상화 대표는 자금조달 문제가 가장 어렵다고 말한다. “일거리는 계속 들어오는데 사람을 늘릴 자금이 부족해 당장 사업을 확장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요. 투자 받을 곳을 찾는 일은 혼자 힘으로 찾아서 하는 편이죠.”

돈은 창업에 있어 언제나 중요한 요소. 뉴비즈니스연구소가 지난해 368명의 여성을 조사했을 때 어려운 점 5위로 지목됐던 자금조달이 이번 조사에서는 1위로 뛰어올랐다. 각 아이템별로 필요한 사업 자금이 얼마인가 하는 점보다는 사업을 시작하고 난 뒤에 어떻게 돈을 끌어들일 수 있는지가 여성들의 관심사라는 것이다.

올해로 창업 1년차인 은공예 전문회사 돌멩이의 정미자 대표는 “대출을 받으려고 갔는데 결혼도 안한 여성이 혼자서 사업을 꾸려서 그런지 관공서 직원들이 보이지 않게 무시한다는 것을 느꼈어요. 남자들을 상대할 때는 남자 직원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더군요”고 말한다. 대출 등의 과정에서 여성이기 때문에 겪는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다. 그 외 여성부나 중소기업의 자금 지원을 받는 과정이 너무 까다롭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먹는다는 속담이 있다. 부족하더라도 현재 창업에 관한 정보와 도움을 주는 곳들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금이라도 내게 필요한 것들을 얻어보자. 당장 남자들의 인맥에 뛰어들기 힘들다면 여성 경영인들로 뭉쳐진 단체에 가입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여성들은 내 사업에는 충실한 반면 자신의 인맥 관리에는 약해요. 같은 업계의 돌아가는 상황이나 거시적인 경기 파악이 남자들보다 늦은 이유죠. 개인적인 인맥을 만들기가 어려우면 먼저 포럼이나 공식적인 모임에 참가하는 것이 중요해요.” e-비즈니스 전문업체 씨엔에스 김태희 사장이 창업에 뛰어든 여성들에게 던지는 조언이다.

2003 중소기업 온라인 채용박람회

온라인 채용사이트 캐리어탱고(www.careertango.com)와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공동 주최하는 ‘2003 중소기업 온라인 채용박람회’가 오는 3월 4일∼4월 10일까지 캐리어탱고 홈페이지에서 열린다. 이 행사는 캐리어탱고 홈페이지에 설치된 온라인 상설 채용박람회장에서 진행된다. 중소기업청·여성신문·한국여성경제인협회·한국여성벤처협회 등이 후원한다

조혜원 기자nancal@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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