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3시 23분쯤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한국발전기술 소속 계약직 현장운전원 김 모씨가 9·10호기 석탄을 나르는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충남 태안군 원북면 태안화력발전소 시설 일부. ⓒ뉴시스·여성신문
11일 오전 3시 23분쯤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한국발전기술 소속 계약직 현장운전원 김 모씨가 9·10호기 석탄을 나르는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충남 태안군 원북면 태안화력발전소 시설 일부. ⓒ뉴시스·여성신문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설비 점검을 하던 24세 하청업체 계약직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명이 함께 근무해야 하는 규정이 지켜지지 않았다. 이번 사고는 위험의 외주화 시스템에서 예견돼있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11일 오전 3시 23분쯤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한국발전기술 소속 계약직 현장운전원 김 모씨가 9·10호기 석탄을 나르는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숨진 채 발견됐다.

한국발전기술은 태안 화력발전소 석탄운송설비 운전을 담당하는 하청업체다. 김씨는 한국발전기술에 1년 계약직 현장운전원으로 채용된 지 석 달 만에 참변을 당했다.

김씨는 열흘 전인 지난 1일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민주노총 노동조합 캠페인에 동참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대표 100인과 만납시다’ 손팻말을 들고 인증사진을 찍었다. 김씨는 피켓에 ‘나는 화력발전소에서 석탄설비를 운전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입니다’라고 적었다.

고용노동부 보령지청은 태안화력 9·10호기 컨베이어벨트에 대해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특별감독에 착수했다. 현장 조사결과 김씨는 이날 2인 1조로 근무하게 돼 있는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서부발전은 작년 11월에도 보일러 교체 작업을 하던 하청 노동자가 협착 사고로 숨졌다.

위험의 외주화는 비용절감을 이유로 원청인 발전소가 관리업무를 외주화했고, 이에 경쟁입찰에서 최저가를 써낸 하청업체가 사업을 수주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2016년 서울 지하철 구의역 사망사고 당시에도 하청업체 직원인 스크린도어 수리공의 2인1조 매뉴얼이 지켜지지 않았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가 지난 4월 발표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최근 5년간 발생한 발전소 안전사고는 346건으로 이중 337건(97%)에서 비정규직이 다치거나 사망했다. 사망한 노동자 40명 중 37명(92%)은 비정규직이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