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컨설팅 받은 기업들
오전 10시~오후 5시 근무
연차휴가 100% 다 쓰기 등
대기업 수준의 복지제도 운영

27일 서울 시민청 바스락홀에서 열린 ‘공모전 및 일가족 양립 우수기업 시상식’에서 일·가족 양립 우수 기업 표창 대상을 수상한 ㈜뷰티클로의 이원주 대표가 사례발표를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7일 서울 시민청 바스락홀에서 열린 ‘공모전 및 일가족 양립 우수기업 시상식’에서 일·가족 양립 우수 기업 표창 대상을 수상한 ㈜뷰티클로의 이원주 대표가 사례발표를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올해 서울시 일·가족양립 우수기업에 총 11곳이 선정됐다. 특별히 이번 수상은 중소기업이 4곳이나 된다는 점에서 일·가족양립 문화 확산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써치엠, 케이디이티에스, 뷰티클로, 한국직업개발원 등 수상 중소기업은 모두 작년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일·가족양립 컨설팅을 받은 곳으로, 이들은 “일·가족양립 문화 조성이 직원의 업무효율을 높일 뿐 아니라 이직률을 낮추는 등 장기적으로 회사에 이익을 가져다주었다”고 말한다.

최근 중소기업에도 일·가족양립 문화가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9일 사람인 조사 결과,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중소기업은 2017년 19%에서 2018년 21.5%로 증가했다. 또 ‘유연근무제 도입을 하겠다’는 기업 또한 2017년 19.4%에서 2018년 37.4%로 18%p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연근무제 도입 후 직원의 이직 및 퇴사 비율이 감소’했다는 중소기업도 2017년 32.3%에서 2018년 53.1%로 늘었다.

전체 50여명의 직원 중 여성 직원이 60%에 달하는 ㈜써치엠은 유연한 조직문화에 방점을 찍었다. 써치엠은 온라인 마케팅 광고기업이다. 시차출퇴근제도를 시행하며 매일 오후 4시부터 20분간 전 직원 휴식시간을 준다. ‘가족의 날’이 있어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은 2시간 일찍 퇴근할 수 있다. 출산전후 휴가, 육아휴직, 배우자출산휴가 등도 시행되고 있다.

김지숙 써치엠 경영지원팀 본부장은 “작년 10~11월 신청해 올해까지 컨설팅을 받았다. 특히 작년과 올해 직원대상 일·가족양립 설문분석 결과, 전반적인 항목에서 직원만족도가 향상됐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써치엠이 컨설팅을 받은 이유는 최근 ‘워라밸’을 중요시 여기는 채용 분위기 때문이다. 일부 중소기업의 경우 회사와 맞는 인재를 찾는 과정에서 ‘구인난’을 겪기도 한다. 김 본부장은 “작년에 15~20명 정도의 청년을 채용하면서 직원복지에 신경 써야 한다는 대표와 임원진들의 합의가 있었다. 기존 제도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자유로운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사에서도 이런 흐름을 엿볼 수 있다. 사람인이 직장인 및 구직자 2259명을 대상으로 ‘직장선택의 기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워라밸과 연봉 중 더 중요한 것을 양자택일하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73.3%가 워라밸을 택했다.

화장품 기업인 ㈜뷰티클로는 직원 5명 모두 여성인 점이 특징이다. 유일한 남성은 이원주 대표 한 명이다. 근무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매주 금요일은 4시 30분에 퇴근한다. 점심시간은 12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다. 짝수 달 마지막 주 수요일은 전 직원 문화공연을 관람한다. 임신·출산휴가 제도와 육아휴직제도, 육아기 단축 근무제도도 있다.

전시, 컨벤션 및 행사 대행업체인 ㈜케이디이티에스는 대기업 수준의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연차휴가촉진제’를 통해 전 직원의 연차휴가를 100% 소진하도록 하고 있다. 임산부 보호·출산휴가, 배우자 출산휴가(7일), 출산축하금 지급, 육아휴직·육아기근로시간 단축, 유급수유시간, 여성휴게실 운영, 집장만·학비지원 대출제도 등을 시행한다. 고등학교·대학교 첫 입학금과 자녀 교육비, 자기개발비도 지원한다.

신안지 케이디이티에스 경영지원팀 대리는 “2017년 하반기에 컨설팅을 신청해 전 직원이 교육에 들어가고 있다. 평소 자신에게 해당되는 복지에만 관심이 있던 직원들이 사내에 보다 다양한 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다양한 복지에 비해 낮은 이용률은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신 대리는 “회사 직원 평균 나이대가 20대 중반으로 매우 어린 편이다. 이들에게 해당되는 제도가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김화영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일·가족양립지원센터 대리는 “현재 눈에 띄게 드러나는 일·가족양립 지원제도나 법령이 출산, 육아기 근로자를 중심으로 되어있긴 하다”면서도 “출산, 육아 이슈와 상관 없이 모든 직원이 누릴 수 있는 제도로 시차출퇴근제, 탄력근무제, 단축근무제 등의 유연근무제, 생일휴가제도, 가족사랑의 날, 문화의 날 등 다양한 제도설계와 활용을 제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외에 이번 수상기업은 성북구립원정어린이집, 강동구립행복이든어린이집, 성북구립삼선교어린이집, 도로교통공단 강남운전면허시험장, 도로교통공단 강서운전면허시험장, 어깨동무한의원, ㈜한국직업개발원, 환경운동연합 등이 있다. 중소기업 4곳, 공공기관 5곳, 의료기관 1곳, 비영리법인 1곳 등 총 11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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