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을 자녀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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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이나 가져다주고 집에서는 잠만 자는 하숙생 신세’를 면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겨울을 준비하는 김인수(37. 서울 동대문구)씨.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큰딸 슬아를 위해 올 겨울 비장의 카드를 준비중이다. 이른바 ‘계절여행’.

다른 건 몰라도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자연을 가르쳐주고 싶은 그는 슬아와 둘째 어진이를 데리고 자주 여행을 가는 편이다. 그러나 이번은 좀더 색다르게 준비하고 있다.

예전에는 부부가 여행지를 선정했던 데 비해 이번엔 온 가족이 모여 여행 장소를 결정했다. 아이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존중하기로 하고 결정한 곳은 ‘눈썰매장’ 1박2일 코스.

문화답사지 등 ‘교육적으로 괜찮은’ 여러 곳을 추천했지만 아이들이 만장일치로 선택했다. 둘째 어진이가 좀 어리긴 해도 가족마다 철저하게 역할을 나눴다. 아버지 김씨는 눈썰매장 장소 예약 및 여행 일정을 짜고, 어머니 김씨는 여행 중 먹을 음식 장만 외 경비 지출계획, 슬아와 어진이는 여행이 끝난 후 촬영한 사진을 정리하기로 했다.

김인수씨는 “욕심에는 문화유산 답사 등을 가고 싶지만 아직 아이들이 어리고, 학교에 들어가면 숙제 때문에라도 갈 수 있다는 생각”에 양보했다고 한다.

그는 “아이들이 함께 준비하며 책임감과 가족이라는 소속감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얘기도 놓치지 않는다.

올 겨울방학은 12월 넷째 주로 이제 한 주 남았다. 기대감에 부푼 아이들의 환호성과 겨울방학 중 시달려야 할 엄마들의 한숨이 묘한 하모니를 이루는 순간이다. 그러나 조금만 더 아이들을 위해 생각한다면 알차고 즐거운 가족모임을 만들 수 있는 시간.

초등학교 2학년 딸을 둔 송희숙(34. 서울 서대문구)씨는 방학중 계획에 ‘책나무 키우기’를 넣었다. 겨울방학 숙제로 일주일에 한번 독후감 쓰기가 있는데 이왕이면 아이와 함께 재미있게 책읽기를 하기 위해서다.

▲ 책나무 키우기 = 화분에 가지가 여러 개 있는 나뭇가지를 꽂거나 알맞은 크기의 막대기를 꽂아 철사를 이용해 나뭇가지를 만든다. 만들어 놓은 책나무 화분 옆에 바구니나 종이상자를 하나 두고, 그 속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양(과일, 동물 모양)이나 색으로 종이를 만들어 놓는다. 책을 한 권 다 읽으면 자기 색종이에 몇 가지 사항을 적어 나뭇가지에 매단다. 예를 들어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으면, 어떤 장면이 인상깊고, 느낀 점은 어떤 것이고 등등 너무 길지 않게 한 마디를 쓰면 된다. 물론 쓰지 않고 느낌을 그림으로 표현해도 된다.

송희숙씨가 준비한 또 하나의 겨울방학중 가족문화는 주말에 손님 초대하기다.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송씨 부부가 ‘밖에서 친구들을 만나면 돈도 많이 들고 아이들도 힘들다’는 생각에 궁리한 것. “집을 개방했더니 시간 절약도 되고 아이들이 다양한 사람들과 만날 수 있어 간접 경험에 견문도 넓어진다”며 “작년 겨울방학은 집을 방문한 사람들의 직업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며 “올해는 여행기를 듣고 간접 여행을 해볼 생각”이라고 한다.

동성혜 기자dong@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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