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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 성에 대해 모두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실상 정확한 성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게다가 성에 대한 의식도 양 극단을 달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왜인가. 우리는 그간 생물학적인 성과 방어적인 성교육만을 받아온 탓이다. 운전에 능숙한 사람은 사고를 내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성교육 역시 이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이번주부터 본격 성교육 기획시리즈로 성교육 전문강사인 배정원 씨의 글을 연재한다.

배씨는 5년 전부터 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센터 상담부장 겸 교육팀장으로 일해왔으며 현재는 경향미디어칸 성문화센터 실장으로 재직중이다. 청소년, 미혼·기혼남녀, 예비신혼부부, 군인 대상 성교육을 지금까지 1백회 이상 하고 있는 성교육 전문강사다. 그가 들려주는 성 이야기는 우리들 개개인이 성에 대해 갖는 생각, 태도, 행동, 그리고 가치관의 방향을 올바르게 잡아줌은 물론 성을 함께 나누며 살아가야 하는 사람과의 관계맺기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 <편집자 주>

“성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 성이라는 글자를 보면서 떠오르는 느낌이나 생각, 단어를 한 번 이야기해 볼까요?”

나는 교육의 대상이 누구든 이렇게 말문을 열 때가 많다. 그러면 처음엔 주위의 눈치를 살피며 쭈뼛쭈뼛 자신의 생각을 내어놓던 사람들이 성기의 이름을 소리내어 불러보는‘망가지는’작업을 거치고서야 비로소 자신이 성에 대해 얼마나 왜곡된 생각을 가지고 있고 쑥스러워하며 심지어 부정적인지 알아가게 된다. 남녀의 구별, 신비로움, 생명, 호기심, 쾌락, 사랑, 성행위, 낙태, 단란주점…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성에 대한 인식은 나이, 직업에 따라 정말 다양하지만 얼마전 한 여대생의 이에 대한 답변은 참으로 명확하게 우리들이 성에 대해 가지고 있는 느낌을 표현해 주었다. “제가 성에 대해 가지고 있는 느낌을 색으로 말하자면 빨간색과 검정색입니다.”

우리가 보는 성의 색깔은 이 여학생의 말대로 노골적이며 선정적이고 야한 빨간색(미성년자가 접근하면 안 되는)과 뭔가 윤리적이며 억압적이고 관념적인 검정색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성이란 우리가 평생 동전의 양면처럼 더불어 살아가는 생활이며 자연스런 본능에 다름 아니다. 뭔가 더 특별하고 신비로운 것이라기보다 식욕이나 수면욕처럼 자연스런 본능의 발현이며 또 우리의 의지대로 조절할 수 있는 욕구이다.

나는‘성교육을 왜 하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서슴없이‘우리 성문화의 색을 바꾸고 싶어서’라고 대답한다. 어른이 되면 성에 대해 모두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실상 정확한 성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은 퍽 드물다. 생물학적인 성, 방어적인 성의식 교육을 받고 자란 우리의 젊은이들은 자위행위를 하면 머리가 나빠지거나 심지어 불임이 된다고 걱정하고 자신의 정액이 묻어도 에이즈에 걸린다고 생각하며 원치 않는 성관계를 거절하지 못하고 질외사정을 피임법이라 생각한다.

자기가 사랑한다는 확신이 들면 상대가 거절을 해도 아랑곳없이 끈질기게 폭력에 가까운 구애를 하고(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면서) 낙태를 하기 위해 물구나무를 서서 아랫배를 차게 하는 무모한 행위를 하기도 한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성 정보를 구하기 위해 우리의 젊은이들은 포르노나 인터넷의 음란한 빨간 성을 보고 잘못된 성 지식을 갖게 되고 비정상적인 성행위, 폭력적인 성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에게 콘돔의 사용법을 가르치는 것이 안전한 섹스, 자신과 상대의 성건강을 지키기 위한 준비된 섹스를 가르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보단 성행위를 부추기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 그래서 군대나 대학 등 젊은이들이 모인 기관조차 콘돔 자판기를 설치할라치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라 한동안 설왕설래 속에 휘말리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운전에 능숙한 사람은 사고를 내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나의 몸과 상대의 몸을 알고 일어나는 마음의 작용을 알고 다양한 인간관계를 잘 맺어 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 바로 성교육이다. 우리가 평생 가지고 살아야 할 생물학적인 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주는 것뿐만 아니라, 개인이 성에 대해 가지는 생각, 태도, 행동, 그리고 가치관의 방향을 잘 잡아주는 것, 그 성을 함께 나누며 살아가야 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잘 맺도록 하는 것이 바로 성교육이다.

성(性)이란 글자 그대로 몸과 마음이 합쳐진 개념이다. 즉 몸만의 성(Sex)이 아니라 몸과 마음의 성(Sexuality)을 말하고 교육하는 것이 성교육이다. 우리는 삶을 행복하게 잘 살기 위해 이와 관련된 많은 지식과 태도를 배운다. 마찬가지로 성생활도 잘 영위하려면 성에 대해 제대로 교육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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