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노동력 대부분 차지해도 여성 땅 상속권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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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대통령 로버트 무가베는 2년전 첫 토지개혁을 단행하면서 재분배하는 땅의 20%를 여성가구주에게 주겠다고 공약했으나 지금까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위민스 e뉴스(Women's Enews)가 보도했다.

무가베 대통령은 2000년 8월 백인 기업농들이 소유하고 있던 비옥하고 붉은 땅을 가난하고 경작지가 없는 이들에게 주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그는 여성가장들은 이렇게 재분배되는 땅의 20%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땅들은 대부분 일부 계층에게만 돌아갔고 빈곤 계층, 특히 여성들은 극히 적은 땅만을 받을 수 있었다. 게다가 올해는 극심한 가뭄으로 식량난이 심각해져 가난한 여성 가구주들은 생계를 꾸려나가기 힘든 상황이다.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땅을 분배받았는가에 관한 정확한 기록은 없다. 정부는 짐바브웨 가구주의 35%를 차지하는 여성가구주 가운데 16%가 땅을 분배받았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여성과 토지 로비(Women and Land Lobby)의 애비 타카 음구구씨는 “여성들은 이 개혁정책에서 아무런 이익도 얻지 못했다”며 “정부는 정책을 집행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부에서는 어떤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으며 여성에게 땅을 할당한다는 내용을 명시한 법령이나 규칙도 만들지 않았다는 것.

여러 조사에 따르면 정부 관료와 고위 정치인들이 이 땅들을 독식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통령 부인인 그레이스 무가베는 대저택과 소규모 별채들이 딸린 큰 농장을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보다 규모가 적은 땅은 직급이 낮은 정부 관료들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도시에서 일하면서 새로 얻은 땅을 부인이 경작하도록 하거나 지방 여성들을 고용해 농사를 짓고 있다.

전통적인 남아프리카 사회에서는 농업노동력의 대부분은 여성이다. 유엔 식량 농업 기구에 따르면 여성은 짐바브웨 전체 인구의 52%지만 농업노동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또 여성의 86%가 농사를 지어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짐바브웨 여성들은 땅에 대해 거의 권리를 갖고 있지 못하다. 땅은 보통 아버지에서 아들로 상속되며 부인은 남편이 죽은 후 땅에 대해 거의 권리를 주장을 할 수 없다. 짐바브웨 헌법은 이론상으로는 상속에 있어서 여성의 토지 소유권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1999년 아프리카 관습법이 헌법에 우선한다고 판결해 여성들은 남자 형제가 토지를 독차지하려 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게 됐다.

현재 여성과 토지 로비는 정부에 여성에게 더 많은 땅을 분배하도록 압력을 넣고 있다. 그러나 전체 국회의원 150명 중 여성은 14명밖에 없기 때문에 이는 힘든 싸움이다.

음구구씨는 “정부는 행정, 교육 분야에서는 차별을 없애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땅문제로 오면 결정을 못 한 채 시간을 허비할 뿐”이라고 밝혔다.

송안 은아 기자sea@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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