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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돕기운동 자원봉사자들이 거리에서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좋은벗들>

북한의 식량난은 우리의 통일운동에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었다. 1997년 이래로 북한의 기아실상이 알려지면서 종교구호단체와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펼쳐진 북한돕기운동의 활성화는 통일운동의 열기를 한층 고조시키는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도 북한돕기운동은 정치구호 선언에 머물던 그간의 통일운동을 시민운동으로 대중화시키며 통일운동의 성격을 바꿔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1995∼97년 당시만 해도 북한돕기운동은 반북·친북으로 이분화돼 있던 통일운동 판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채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북한을 도와줘야 한다고 주장하면 친북세력으로, 북한의 참혹한 실상을 알리면 반북세력으로 모는 편견과 오해만이 난무했기 때문이다. 정부조차도 북한에 대한 지원을 대북협상 카드로만 활용하며 북한돕기운동을 펼치는 단체들을 의심스런 눈초리로 바라봤다.

그러나 북한돕기운동은 이분화된 우리의 통일운동 구도를 바꿔내는 역할을 했다. 북한돕기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좋은벗들의 노옥재 사무국장은 북한의 식량난에 대해 “남과 북의 분단의 상처가 수만명의 죽음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한다. 노씨는 북한돕기운동에 대해서도 “정치적 이해관계에 우선해 생명을 구하고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해결하는 이 일이야말로 남과 북의 사회·문화적 통합을 이루어내는 가장 기초적이고도 필수적인 통일운동”이라고 강조한다. 이런 인식에 기반해 북한돕기운동을 지원하는 민간단체들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의 의식도 변하게 됐다. 97년 당시에는 거리모금에 나가면 욕을 하고 반발하는 시민들이 많았지만 민간단체들의 활동으로 북한의 기아 실상이 널리 알려지면서 지금은 북한을 경쟁상대로 생각하기보다 우리가 도와야 할 상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이처럼 시민들의 열린 마음과 변화된 생각은 남북의 평화공존과 통일을 앞당기는 훌륭한 밑거름으로 작용한다. 아직까지는 북한돕기운동을 단순한 구호운동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북한돕기운동은 감상적인 민족주의가 아니라 분명 새로운 형태의 통일운동이다. 노씨는 “민심이 바뀌면 정치가도 바뀔 수밖에 없다”고 역설하면서 북한돕기운동은 시민이 참여하는 대중운동이라는 점에서 ‘통일민들레운동’이라고 이름붙였다. 특히 북한돕기 모금운동은 주부 자원봉사자들의 적극적 참여로 이루어지고 있어 사회적 파급효과가 크다. 이들은 돼지저금통을 ‘통일돼지’라 부르며 통일돼지 키우기 운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돼지엄마라 불리는 임양호씨(주부)는 “통일돼지를 키우면서부터 막연한 통일 염원이 아니라 구체적인 통일 공부를 하게 됐다”며 통일돼지 키우기에 동참할 것을 권했다.

통일은 결코 정치가들이나 일부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며 또한 이들의 힘만으로 이루어질 수도 없다. 설령 어느날 남북의 정치가들이 만나 정치통합을 선언한다 하더라도 사회·문화적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정치통합은 실패할 수밖에 없고 자칫하면 내전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결국 통일은 평범한 시민들의 힘에 달려있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사회·문화적 통합을 실천한다면 정치통합은 저절로 따라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정주 기자 jena21@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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