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명옥/ 포천중문의과 대학 산부인과 예방의학 교실 교수

많은 여성들이 어떤 형태로든 복통 또는 요통을 경험하고 불편함을 호소하곤 한다. 개인차도 다양하고 아픈 정도도 저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는 게 복·요통이다. 한 달에 하루 또는 더 잦은 빈도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통증이 발생하거나 최근에 부쩍 그 정도가 심해졌다면 반드시 의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통증은 여러가지 원인으로 생길 수 있으므로 그 형태가 다양한데 대부분은 한가지 이상의 원인이 겹칠 때가 많다. 골반강에 이상이 있으면 통증이 생기기도 하지만 다른 장기의 이상 때문에 통증이 생기기도 하므로 원인을 찾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

통증의 또 다른 특징은 진단의 어려움이다. 통증 자체가 자율신경계를 통해 전달되므로 그 성질이 똑같지 않고 시시각각으로 변할 수 있으며 표현하기 어려운 게 통증의 특징이다. 또 여러 장기가 관여돼 있고 정신적인 원인도 많기 때문에 통증의 진단이 어렵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여러 병변 기전들이 관여하는 특수성으로 인해 진단이 쉽지 않다.

통증의 정체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급성인지 만성인지 파악해야 한다. 우선 급성 통증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급성 통증은 통증이 불과 몇 분 지속되는 예부터 며칠 정도 오래도록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급성 통증은 대부분 검사를 통해 그 원인을 밝힐 수 있으므로 진찰과 검사가 중요하다. 원인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감염증:여성 특유의 장기뿐 아니라 복강내 어느 장기의 염증도 복통, 요통을 유발할 수 있다. 자궁, 나팔관, 난소는 물론 소장, 대장, 방광, 충수돌기(소위 맹장이라고 부르는 장기)에 염증이 있을 때를 말한다. 여성들만의 장기인 자궁, 나팔관, 난소에 염증이 있는 것을 골반장기 염증이라고 하는데 대부분이 성병과 관계가 있다. 즉 성행위를 통해 자궁경부에 일단 성병이 감염된 후 모르고 치료를 안하게 되면 그 균이 자궁, 난관으로 침입, 결국 골반장기 염증이 생겨 급성 복·요통을 유발시킨다. 보통은 가벼운 통증이지만 심해지면 입원치료는 물론 자궁을 들어내야 할 때도 있다. 질염이나 요도 및 방광, 신장의 염증도 역시 급성 통증의 원인이다

난소낭종:지난 호에도 언급했지만 난소에 생긴 물혹 때문에 급성 통증이 올 수 있다. 혹 속의 물이 복강 내로 새거나 혹이 비틀어지거나 출혈이 있으면 통증이 온다. 물혹이 작으면 배란기 즈음에 가벼운 통증이 있고 곧 사라지기도 하지만 크기가 크다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 초음파검사로 진단이 가능하다.

자궁외 임신:자궁이 아닌 나팔관, 난소, 복강 등에 임신이 돼 태아가 정상적인 발육을 할 수 없으므로 급기야는 자궁이 파열, 급격한 출혈이 되는 응급상황 시의 복통 및 요통이다. 파열이 안된 상황에서는 묵직한 동통이나 소량의 질출혈만이 증상으로 나타난다.

그 밖에 요로계 급성 염증이나 결석, 충수돌기염(맹장염) 등으로도 급성 통증은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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