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가족들, ‘알츠하이머 카페’ 열어 고통 나눠

지난 9월 21일은 세계 알츠하이머의 날이었다. 고령화 사회인 프랑스에서는 알츠하이머 환자 수가 놀라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어 이에 따른 의학계와 환자 가족들의 새로운 움직임이 주목된다.

알츠하이머는 원인불명의 신경퇴행성 질병으로 특히 노인성 정신착란의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만 해도 현재 알츠하이머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은 약 60만명에 이른다. 그리고 매년 14만명의 환자가 새로 발견되고 있는 추세다. 이같은 증가는 인구 노령화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령이 될수록 알츠하이머에 노출될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현재 프랑스 알츠하이머 환자의 3분의 2는 80세 이상의 노인이다.

알츠하이머 환자 증가 상황에 발맞춰 프랑스 국립보건 의학연구소 산하 43개 연구소에서는 관련 연구를 활발히 전개시키고 있다. 8개 연구소에서는 전염병학과 공중보건 측면에서의 연구, 35개 연구소에서는 신경생물학 신경병리학 유전학 등의 보다 근본적인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또(tau)’라는 단백질이 신경세포에 집중돼 병을 일으킨다는 앙드레 드라꾸르트 교수의 새로운 주장은 주목할 만하다. 또 1년 전에 시도했다 실패하긴 했지만 가장 희망적인 출로로 여겨지고 있는 백신 개발도 계속되고 있다.

조르쥬-퐁삐두 유럽병원의 노인병학 교수인 올리비에 셍-쟝은 최근 알츠하이머를 더이상 노령의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라 ‘질병’으로 여기게 된 것은 중요한 인식변화라고 지적한다.

물론 이 병의 분명한 원인도, 완전한 치료법도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다. 하지만 약물 치료를 통해 환자는 아무 증상없이 1년간 안정상태에 있을 수 있다.

효과적인 치료법이 있는 이상 환자를 조기발견해 치료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또 환자 대부분이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사망하는 점을 감안할 때 적어도 영양공급은 도울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 치료받고 있는 사람은 전체 환자의 20%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프랑스 의학계가 환자의 조기 발견을 급선무로 봄에도 불구하고 환자를 쉽게 찾아내지 못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가장 많은 환자를 대하는 일반의들이 알츠하이머에 대해 잘 모른다. 98년 이전에는 의과대학 교과과정에 노인병학이 포함돼 있지 않았다. 그래서 95%의 의사가 이와 관련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또 환자가 5년 내에 죽을 수 있기 때문에 일반의가 진단을 하기 힘들다. 게다가 일반의에게 알츠하이머 약처방을 허가하지 않고 있는 데다 진단을 위한 간단한 테스트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다.

80년 대 말에 브뤼노 뒤부와는 프랑스에 처음으로 ‘기억 검진법’을 도입했다. 그는 이 검진법을 통해 알츠하이머로 인한 기억장애와 다른 이유(우울증, 노령화, 약물)로 인한 기억장애를 구별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같은 검진이 전문적으로 가능한 곳은 10곳이 채 안돼 대기자가 너무 많아 문제다. 삐띠에-살뻬트리에르 병원의 경우 검진을 받으려면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한편 의학계의 노력과 더불어 알츠하이머 환자를 둔 가족들의 새로운 움직임이 있다. 환자와 환자 가족이 모여 숨쉴 수 있는 공간, 즉 ‘알츠하이머 카페’가 바로 그것. 이 카페는 환자의 쇠퇴해가는 인지능력을 자극하고 환자 간호에 지친 가족들이 이야기를 통해 서로 일상적인 고통을 나누기 위해 만들어졌다.

알츠하이머 환자와 환자 가족,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파리 알츠하이머 가족모임의 경우 2월부터 한 달에 한 번씩 레스토랑을 빌려 커피타임을 갖는다. 이들은 ‘알츠하이머 카페’를 고정된 장소에서 운영하기 위해 시청과 장소 확보 문제를 협상하고 있다.

리베라시옹 9월 21자 기사 참조

황보 신 프랑스 통신원, 몽펠리에 3대학 철학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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