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니고 있는 실용음악과에는 백여명이 넘는 음악학도들이 있다. 모두들 열심히 음악을 배워서 우리나라에서 인정받는 뮤지션이 되고 싶은 건 당연지사겠지만 지금의 교육방침이라면 여학생들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고 생각한다.

실용음악과에서 보컬 전공인 학생들은 30∼40% 정도고 악기전공인 학생들이 60∼70% 있다. 그 중에 건반파트를 제외한(기타, 베이스, 드럼 등) 악기전공을 하는 여학생들은 겨우 네다섯 명뿐이다.

과에 행사가 있어서 파트별로 대표를 뽑으면 악기파트 중에 건반파트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파트는 전부 남학생들이고 보컬파트의 경우는 대부분 여학생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또 그렇게 뽑은 여성보컬에게는 춤을 추게 하고 여성스러운 노래를 부르게 한다. 장르도 댄스음악을 변형시킨 것이나 모던록을 부르게 한다.(반대로 생각해보면 남성보컬들은 어떨지 상상이 갈 것이다.)

여성들이 쉽게 음악을 전공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아직도 우리나라에선 여성은 섹시한 의상에 섹시한 화장을 하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그런 존재로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 우리나라에서 음악교육이라는 것 자체가 워낙 남성 위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여성들이 쉽게 뮤지션이라는 길에 가까워질 수도 없는 것이다.

더 많은 여성뮤지션들이 배출되기 위해서는 여성들이 쉽게 음악을 접할 수 있도록 우리 나라의 음악교육 환경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언제까지 남성위주의 음악계를 만들어 나갈 것인가. 답답한 현실이다.

수련/ 아현산업정보학교 실용음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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