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금리 인상 대비 투자전략 마련할 때

노원구 상계동에 사는 36세의 전업주부 이정현씨는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면 늘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금리와 은행의 신뢰도는 기본이다. 따라서 그녀는 누가 뭐라해도 한번 가입하면 만기까지 정해진 금리가 적용되는 확정금리 예금 상품을 선호한다. 그간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저축을 해 왔다. 하지만 최근들어 금리가 오를 것 같다는 얘기가 많이 들리는데 이런 시기에는 어떻게 투자를 해야 할지 고민이다.

진단:

나라 안팎의 경제여건

금리 인상쪽으로 바뀌는 추세

한국은행이 최근 콜금리를 0.25% 올렸다. 이에 따라 시장 금리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회사끼리 남거나 모자라는 자금을 30일 이내에 초단기로 빌려주고 받는 것을 ‘콜’이라 부르며 이때 적용되는 금리를 ‘콜금리’라고 한다. 금융시장 내에는 이런 초단기성 자금이 거래되는 콜시장이 있고 이 시장은 금융시장 전체의 자금흐름을 민감하게 반영하기 마련이어서 이곳에서 결정되는 콜금리는 대개 단기 실세 금리의 지표로 활용된다.

이번 콜금리 인상은 19개월만에 이루어졌다. 그런만큼 이제까지의 금리 하락 분위기가 상승 분위기로 바뀌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이다. 전문가들은 빠르면 내달 중, 늦어도 올 하반기에 또한번 콜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까지는 8월경 0.25%를 포함해 연말까지 현재 4.25%인 콜금리가 최고 5% 까지도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 지난 4월 한국은행은 당초 3.9%로 전망했던 올해 경제성장률을 5.7%로 높여 잡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당초 예상치보다 높은 3.1%로 상향 조정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런 전망을 근거로 하반기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7.5% 안팎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따라서 지금은 어느 때보다 금리 인상에 대비한 투자전략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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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상승기 투자요령:

단기 상품이 유리한 시기

단기간에 금리가 급등하지 않으면 장기상품에도 나눠 투자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 단기상품 위주의 투자가 바람직하며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장기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요령이다. 따라서 요즘처럼 금리상승 가능성이 커 보일 때에는 여유자금을 장기상품보다 단기상품 중심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

0-투자 적절한 단기상품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상품이 좋아

은행의 MMDA(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 예금)와 종금사의 CMA(어음관리계좌)같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상품이 있다. 3개월 이상 예치에 적합한 단기 상품으로는 은행권의 CD 연동정기예금 등이 있다. 은행권의 CD 연동정기예금은 3개월마다 시장금리에 연동돼 금리가 정해지고 금융기관에 가지 않아도 3개월씩 자동연장된다. 그러나 금리가 단기 급등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단기상품에만 투자하기보다는 장기 상품에도 일부 나눠 투자하는 것이 수익률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연말의 3년 만기 국고채 기준 금리는 현재에 비해서 1% 이내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단기상품은 연 4% 안팎의 낮은 금리인데 비해서 장기상품의 경우에는 연 5~8% 수준이기 때문이다.

0-대표적인 장기상품, 1년제 세금우대 정기예금, 부동산 투자신탁 등이 좋아

1년제 세금우대 정기예금이나 일반 정기예금보다 수익률이 2% 이상 높은 ‘부동산투자신탁’ 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또 맞춤형 정기예금에 가입할 경우에는 가입 후 금리가 오르면 언제든지 중도해지 수수료없이 다른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시기에 가입하지 말아야 할 상품도 있다.

0-가입하지 말아야 할 상품은 채권형 펀드 상품, 신노후 생활 연금신탁 상품 등

대부분의 채권형 펀드 상품은 채권 시가평가가 적용된다. ‘채권시가평가제’란 펀드에 편입된 채권의 가격을 시장에서 받을 수 있는 현재 가격으로 평가하는 제도다. 따라서 금리가 하락하면 그만큼 수익률이 상승하고 금리가 상승하면 수익률이 떨어지게 된다는 얘기다. 따라서 올해처럼 연말로 가면서 점진적으로 금리상승이 예상될 때에는 이런 채권시가 평가형 상품은 수익률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가입을 피해야 한다.

올해 금융상품 가입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채권형 펀드나 채권형 신탁상품의 수탁고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가입중인 많은 투자자들은 만기가 되면 채권형 펀드나 채권형 신탁상품을 해지하고 있고 신규가입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원금이 보전된다고 해서 많이 가입한 은행권의 ‘신노후생활연금신탁’도 요즘 같은 시기에는 수익률이 높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가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이 상품은 가입 후 1년만 경과하면 중도해지 수수료없이 해지할 수 있으므로 1년이 지난 경우에는 해지해서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이 좋다.

김경혜 기자 musou21@womennews.co.kr

도움말 : 김성엽/하나은행 재테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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