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 가정에 영국정부는 뭘 해줬나 반론도 비등

13일 영국 옥스포드시 벤버리에 사는 한부모 패트리샤 아모스는 두 딸의 무단결석을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60일간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영국 내에서도 이 사건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에스텔 모리스 교육부 장관과 다우닝가는 이 조치를 환영하며 강력하게 청소년 범죄와 일탈행위에 대한 부모들의 책임을 물었다. 반면 학부모들과 인권단체, 반(反)블레어 혹은 반노동당파는 이 사건을 공권력 남용과 인권침해라고 비판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매일 5만명의 청소년이 무단결석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무단결석하는 자녀를 둔 가정의 80%가 부모들이 자녀의 결석을 돕고 있었다.

또 경찰청 통계를 보면 영국 청소년(10∼16세)이 일으킨 범죄 중 가택침입 절도의 25%, 차량 절도의 30%, 노상강도의 40%가 학교 수업시간 중에 발생했다. 이 때문에 영국정부는 부모의 무관심과 무책임으로 많은 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않고 범죄의 길로 빠져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반대 의견 역시 만만치 않다. 이들은 정부가 내세우는 통계와 문제점을 어느 정도 수긍하지만 아모스의 경우는 정부가 민법상의 불이행을 형법상의 위반으로 해석해 감옥으로 보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논리라면 수많은 부모들과 민법상의 불이행을 한 사람들은 모두 감옥에 가야하는 꼴이

라고 설명한다.

이들은 감옥행은 사회에 해를 끼친 범법자에게 내릴 수 있는 최고의 벌이라는 점을 정부가 간과했다고 주장한다. 이는 또 교도소 운영의 재정상의 어려움으로 정부가 지난 30년 동안 펼쳐온 ‘하급범죄자 및 법률위반자의 수감자 수 축소’ 정책에 반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반대파 주장의 핵심은 부모를 감옥에 보내도 절대로 자녀들의 무단결석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법원과 교육부는 아모스에게 청문회에 출석할 것을 요구하는 등 2년 간 노력했지만 그가 자녀를 학교에 등교시키는 책임을 회피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모스는 두 딸의 양육에 대해 정부로부터 어떤 지원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런 이유로 반대파는 정부가 왜 이들이 무단결석을 했고 이 가정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한부모로서 아모스가 가족을 부양하고 자녀를 교육하는 데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왜 정부의 출석요구와 공문에 아모스가 답하지 못했는지 충분히 살펴봤어야만 했다고 지적한다. 또 영국 교육 시스템이 미리부터 아모스의 딸들처럼 무단결석을 하는 학생을 포기하고 다시 거리로 나가게 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번 처사가 부당하다고 생각하던 나로서는 한 영국 일간지에 독자가 투고한 짧은 글이 씁쓸한 웃음을 짓게 했다.

“노동당(집권당)에 투표해라. 그렇지 않으면 당신 어머니를 가두겠다! (Vote Labour - or we'll lock up your mother!)”

이주영/ 영국통신원 에섹스대학 사회학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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