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가정 수요 맞춰 대학에 가정관리과 설치도

힘 대신 전문성 요구받는 가정부 양성 목표

‘이제 힘만 있는 가정부는 가라, 머리있는 홈매니저가 좋다’

경제발전에 따라 가정부의 자질에 대한 기대가 점점 높아지면서 가정부는 예전처럼 ‘힘’만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전문성이 요구되고 있다고 베이징신보(北京晨報)가 최근 보도했다.

이에 맞춰 북경의 하이띵(海淀)대학은 중국 대학 중 처음으로 2년전 현대가정관리과를 개설하고 그 해에 27명의 신입생을 모집해 큰 관심을 모았다. 이 학생들이 졸업하려면 아직 1년이 남았지만 이미 전국 여러 회사에서 채용의뢰가 들어오고 있다. 하이띵대 가정관리과 책임교수는 경제발전으로 핵가족이 늘어나고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가정서비스업이 더 발달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중국의 가정서비스업은 아직 초기단계로 전문인력이 매우 부족한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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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시의 공문에도 가정부가 갖춰야 할 요건의 하나로 ‘중학 이상의 학력수준’을 규정해 놓았다. 그러나 몇 십만 명이나 되는 중국 가정서비스업 종사자 중 전문대학 교육을 받은 사람은 거의 없어 대부분 밥이나 청소, 빨래를 하는데 머물러 있다.

중국의 도시 여성들은 대부분 맞벌이다. 그래도 남편들이 분담하기 때문에 가사노동에 대한 스트레스가 별로 없다. 또 대체로 먹고 쓸고 닦고 씻고 하는 일에 우리보다 털털한 편이다. 게다가 경제가 발전할수록 가전제품을 많이 이용해 일하는 수고를 덜고 있다.

그러나 그들에게도 금쪽같은 자녀들의 교육 문제는 남는다. 이들은 자녀가 기숙사 생활을 하지 않으면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등하교 길에 동반한다. 또 소득이 높은 계층에서는 자연히 아이들에게 영어나 예능 등 사교육을 시키고 싶어한다. 그러나 이를 관리해줄 만한 사람들이 없어서 아쉬워한다.

이런 잠재 수요가 커짐에 따라 베이징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단순히 가사노동을 하는 데서 나아가 재무관리, 심지어 운전·통역·예절교육 등의 능력을 갖춘 비서역할을 할 수 있는 가정부가 점점 환영받게 됐다.

가정부는 중국어로 ‘빠오모’(保姆)라 한다. 이는 한국에서 말하는 가정부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이들은 하나의 직업인이기에 우리가 식모쯤으로 인식하는 인격적인 비하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상황을 잘 모르는 한국주부들이 중국에서 가정부를 쓰다보면 이들이 너무 당당해 때로 공손하지 못한 태도에 불쾌감도 느낀다고 한다.

따라서 중국의 대학에서 가정관리과가 생긴 이유는 단순노동에서 벗어나 전문적인 직업인으로서 자질을 기르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가정부를 고급화·다양화해 홈매니저 혹은 종합 비서역할을 할 수 있는 인재로 기르자는 뜻이다.

초기 한국의 가정관리과 출신들이 졸업 후 대부분 주부로 있거나 어렵게 학교 교사로 취업했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한국에서는 근래에야 가정관리과가 가족복지사나 아동교육으로 영역을 확대해 취업과 연결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급 가정매니저를 사회에 보급하고자 하는 중국 대학의 매우 실용적인 가정관리과 구상은 눈여겨볼 만하다.

한국 주부는 아이의 간식을 챙기고 학원 시간을 짜며 저녁 준비를 위해 합리적 소비를 하고 주식 투자를 통해 아파트 평수를 넓히는 등 엄청난 전문 고급 가정 매니저인 셈이다. 중국에서 일고 있는 가정관리과에 대한 수요는 이런 가사노동이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충분한 사회적 가치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박경자/ 중국통신원중국 연태대학 한국어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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