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에 사는 김기훈씨는 얼마전 가슴을 쓸어내린 기억이 있다. 밤늦게 친구와 고속도로를 달리다 갑자기 차가 서버린 것. 더구나 본네트에서는 연기가 나고 있었다. 보험회사 전화번호도 없었고 발만 동동 구르던 중 다행히 지나가던 도로공사 직원들의 도움을 받았다.

이유인즉 냉각수가 떨어졌던 것. 물만 부으면 가볍게 끝날 일이었다. 더구나 연기가 날 때 바로 본네트를 열면 차가 폭발할 수도 있으므로 30~40분 지나서 열어야 한다는 말을 듣고는 “만약 바로 본네트를 열었다면”하는 생각에 정신이 아득해지기도 했다.

“운전은 한다. 그러나 차는 모른다.”

@23-1.jpg

▶여성운전자들도 이젠 자동차 정비에 관한 기본 지식을 갖춰야 한다. 평소 작은 점검 하나로도 큰 사고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회사나 구청 교통행정과에서 실시하는 무료정비교육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지금 운전을 하는, 혹은 미래에 운전을 할 생각이 있는 모든 여성들은 바로 이런 마음이 아닐까? 운전면허증을 따는데 정비에 관한 지식이 필요한 건 아니다. 필기시험 때도 그리 비중 있는 것은 못된다. 그러나 운전을 하고 다니면 상황은 달라진다. 차를 모른다는 것, 정비에 관한 지식이 전혀 없다는 것은 도로 위에서 이유없이 차가 멈추면 정비기사를 기다리거나 지나는 다른 차의 도움을 막연히 기다려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비가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만 평소에 점검하면 여자라서 차를 모른다는 말쯤은 듣지 않아도 된다. 겨울을 나고 봄을 맞이해 나른해진 차와 나 자신을 점검해 보자. 일상에서의 작은 점검 하나로 큰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일상에서의 점검

평소 생활하면서 할 수 있는 점검으로 차량 주위에서 할 수 있는 것과 운전석에 앉은 상태로 할 수 있는 것, 엔진룸을 보고 할 수 있는 것으로 5~10분 정도 소요된다.

우선 타이어는 주차된 상태에서 눌림 정도와 마모 상태를 확인하고 옆면은 충격에 약하므로 주의 깊게 살펴본다. 엔진 룸을 열고 오일레벨 게이지를 사용해 오일의 양과 색깔을 확인하는데 게이지에 묻는 오일의 양이 max와 min 눈금 사이에 있어야 한다.

보조탱크에 냉각수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잊어선 안된다. 와이퍼로 유리창을 닦는데 워셔액이 없다면 낭패다. 평소에 보충해 놓자. 공회전 유지상태, 액셀페달을 밟았을 때, 시동을 걸 때 소리나 느낌으로 엔진의 상태를 살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배터리의 몸체에 표시되어 있는 수준표시는 upper와 lower 사이에 있어야 한다.(색깔로도 알 수 있는데 만일 빨간색이나 검정색을 띠고 있다면 즉시 교체한다) 브레이크 페달과 핸드브레이크도 평소에 점검해 놔야 한다.

봄맞이 차량점검

날씨가 따뜻해지고 본격적인 외출로 차량을 운행할 시간이 많아지는 봄, 차량 또한 그 준비를 해야 한다. 겨울동안 낮은 기온으로 딱딱하게 굳었을 와이퍼의 고무를 교체할지 살펴보고 엔진룸의 공기 흡입구를 살핀다.

냉각수는 보통 2년마다 교환하는 게 좋은데 냉각계를 보고 결정한다. 고무벨트나 호스류는 겨울을 나면 꼭 살펴봐야 한다. 엔진흡입공기의 통로는 손으로 직접 눌러서 틈새가 생겼는지 확인한다.

날이 더워지면서 에어컨을 작동시키는데 바람이 나오지 않거나 시원하지 않으면 낭패. 사용하지 않은 기간 동안 빠져나간 냉매량을 보충시켜 둬야 한다. 또 겨울동안 별반 사용할 일이 없었다면 에어컨에 먼지가 잔뜩 끼어 있을 것이다. 우선 차 문을 모두 열어놓은 상태에서 에어컨을 최대한까지 틀어놓고 송풍구의 먼지를 빼내야 한다. 스노우 타이어는 말 그대로 겨울철 눈길에서 쓰는 것이다. 일반 도로에서는 일단 승차감부터 나쁘다. 봄에는 일반 타이어로 교환토록 한다.

김선희/ 줌마네소속 자유기고가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