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돌핀스 부부팀

“어머 인터뷰 벌써 다 끝났어요? 할 말 무지 많은데…”

이번 아줌마 마라톤대회를 벼르고 있는 환상의 드림팀 중 하나인 노원돌핀스 회원 조선희씨. “1등 하면 인터뷰에서 뭐라고 말할까 벌써부터 고민이에요”라며 까르르 웃는다.

수영이면 수영, 마라톤이면 마라톤, 빠짐없이 대회를 찾아다닌다는 노원돌핀스팀의 구성원은

여섯 가정에 아이들까지 합쳐 20명이 넘는 대가족이다. 이번 대회에서 아이들은 3km, 어른들은 5km에 도전한다. 조선희·김광석 부부, 조호·김도중 부부, 이경란·김동하 부부, 이경숙씨와 자녀, 최난향씨와 자녀, 고승원씨 가족, 왕언니 심경옥씨와 화려한 싱글을 자처하는 김홍일·추현주씨가 바로 환상의 드림팀 멤버들이다.

6년 전 수영장에서 맺어진 이들의 인연은 이제 “옷 입고 만나는 게 더 어색할 정도로 벗고 만나는 것이 익숙”한 딴지붕 한가족이 됐다. 거의 매일 새벽 5시30분이면 노원돌핀스팀 멤버들이 하나둘씩 모여 운동을 한다. 3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 대부분 맞벌이 가정. 이들 부부들이 수영에 어느 정도 자신이 생길 무렵부터 도전한 것이 바로 마라톤이다. 지난 99년부터 각종 마라톤대회에 참석해 1위를 하는 등 상위 입상자가 속출하자 회원들의 사기는 하늘을 찔렀고 그들은 결국 큰 일을 내고 말았다. 부산 해운대에서 매년 겨울에 개최하는 북극곰 수영대회에 참가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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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금곰 수영대회에서 참여했던 노원돌핀스 회원들

“아휴 모르니까 들어갔지. 또 하라구 하면 들어가나, 어디.” 말은 그렇게 하지만 또 하라면 분명히 할 태세다. 그만큼 노원돌핀스 식구들은 건강에는 자신이 있어 보인다.

“부부싸움요? 싸울 기력이 없어요. 매일 운동하죠, 일하죠, 휴일에는 같이 등산가죠. 싸울 시간도 없다구요.”

아내가 피곤하다고 하면 그 때부터 집안일과 아이들 돌보기는 남편 몫. 남편이 힘들 땐 역할이 바뀐다.

“여자들은 오십견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없고 폐경기도 자연스럽게 잘 넘어가더라구요. 운동을 하고 난 후 함께 샤워하며 서로 등을 밀어줄 때가 있거든요. 그럴 땐 마음의 노폐물까지 다 빠져나가는 것 같아요.”

원정경기를 갈 정도로 마라톤 매니아가 된 노원돌핀스. 작년엔 아줌마 마라톤대회가 열리는 줄 몰랐다가 우연히 알게 됐다고. 그래서 이들이 올 1월에 국내 마라톤 일정을 쭉 훑으면서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이 아줌마 마라톤대회였다고 한다.

“마침 어린이날이라 잘 됐다고 생각했죠. 복잡한 놀이동산 가서 줄서고 기다리고 하느니 같이 즐길 수 있는 마라톤대회에 참석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죠.”

빨리 완주하고 나서 아이들과 함께 신나게 놀 계획이라는 노원돌핀스팀. 환경을 생각해서 경기장까지는 전철을 이용하겠단다. 이들이 여성신문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싶다는 한마디는 “여러분 올핸 열심히 뛰세요. 사는 게 즐거워져요. 누구를 미워할 시간도 없다구요.”

박정 희경 기자 chkyung@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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