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에서 소외된 장애인들 ‘이동권’ 시급한 과제

“우리도 밖으로 나가고 싶다!”

장애인들은 우리 사회를 ‘창살 없는 감옥’이라고 부른다. 도로, 시설 등 모든 것이 비장애인 중심으로 짜여진 사회에서 장애인들은 집밖으로 나갈 권리조차 빼앗긴 채 살아가고 있다.

시각장애인 조임숙씨는 “될 수 있으면 다른 시각장애인들에게 용기를 내어 밖으로 나오라고 격려해주고 싶지만 막상 나와서 걷기에 도로는 위험천만하다”고 말한다. 인도를 따라 걷다보면 얼마 안가 주차방지용 쇠말뚝에 걸려 넘어지기 십상이다. 소리 안 나는 신호등이 있는 횡단보도는 건널 수가 없다. 시각장애인용 점자블록이나 지하철역 승강장의 위치표시 등은 제대로 된 곳보다 잘못된 곳이 더 많아 혼자서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건 엄두도 못 낸다.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박주희씨는 집 가까이 있는 지하철을 이용할 수가 없다. 길동역에는 엘리베이터도, 리프트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버스를 탈수도 없다. 휠체어를 탄 사람이 버스에 오르려면 적어도 두 명이 곁에서 몸을 들어주고 휠체어를 들어줘야 한다. 물론 이것도 운전기사와 승객들이 장애인의 승차시간을 기다려줄 때의 일이다. 그래서 박씨는 한 정거장 옆인 굽은다리역에서 내려 집까지 휠체어를 밀고 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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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5일 ‘장애인도 버스를 타고싶다’ 캠페인에 나선 ‘4.20 장애인차별철폐투쟁 공동기획단’의 박영희씨. <사진·민원기 기자>

리프트가 있는 역이라고 장애인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한번 리프트를 이용할 때마다 20∼30분 시간이 소요되는데 그나마도 고장이 나거나 중간에 멈춰버리기 일쑤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휠체어 장애인들은 리프트가 멈추는 바람에 역무원들의 등에 업혀서 간신히 구출된 경험을 적어도 한두 번은 갖고 있다. 게다가 작년 초 오이도 역에서 수직리프트가 추락해 할머니 한 분이 사망하는 등 안전사고가 잇달아 일어나고 있어 지하철을 이용하는 장애인들의 마음은 불안하기 이를 데 없다.

지난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전국 장애인단체들이 연대한 ‘4.20 장애인차별철폐투쟁 공동기획단’은 교육권, 노동권, 참정권 등 국민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장애인도 평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가장 기본적인 ‘이동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를 위해 △현재 20% 가량만 설치돼 있는 승강기를 모든 지하철 역사에 설치할 것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버스 밑바닥이 낮게 설계된 저상버스를 도입해 일반버스 노선 내에 운행할 것 △장애인을 위한 대중교통 관련조항이 포괄적으로 포함된 법률을 제정하고 소관 부처를 건설교통부로 단일화시킬 것 등을 주장하고 있다.

조이 여울 기자 cognate@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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