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 개별 참여하던 프로그램 교육연수원 과정에 정식 도입 돼

한국 사회는 그동안 갈등을 은폐 혹은 회피의 대상으로만 여겨왔으나 최근 들어 갈등을 현실로 인정하고 이를 정면에서 해결하기 위한 모색이 시작되고 있다. 특히 왕따나 학생폭력과 같은 극단적 갈등 양상이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교육현장에서 교사들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갈등해결 방안을 찾아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서울시 교육연수원에서는 오는 5월 실시될 교장·교감 승진대상자 연수과정에 8시간짜리 갈등해결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이 프로그램 보급에 앞장서온 평화여성회 갈등해결팀에 진행을 맡겼다. 이제까지 외부에 8시간씩 시간을 할애하며 교육을 맡긴 전례가 없는 교육연수원이 이처럼 파격적인 교육일정을 마련한 것은 그만큼 교육현장의 갈등해결 방안에 대한 수요가 크기 때문이다.

평화여성회가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는 갈등해결 프로그램에는 그동안 교사들이 개별적으로 자비를 들여가며 참여하는 등 교육현장의 수요가 꾸준히 늘었다. 이런 교육현장의 수요를 반영하듯 이번 연수 일정도 교육공무원 연수 담당자의 적극적인 요청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밖에도 평화여성회는 이미 강사들을 대상으로 청소녀 캠프에서 평화문화 형성을 위한 갈등해결 프로그램을 적용해 볼 예정이며 자주평화통일민족회의에서는 올 하반기에 중학생을 대상으로 갈등해결평화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갈등해결 프로그램 전문가 박수선씨는 “상반기에는 비록 소수이지만 교육의 3주체가 모두 갈등해결 프로그램을 실시 또는 진행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매뉴얼 작업을 거쳐 좀더 대중적으로 이 프로그램을 알려 나가겠다”고 계획할 만큼 교육사회의 반응은 컸다.

갈등해결 프로그램은 당초 개인간 갈등 해결만을 목표로 개발된 것이 아니라 평화를 위협하는 사회적 갈등 해결을 목적으로 한 것이었다. 그런 만큼 교육현장에서 가장 먼저 이 프로그램이 수용된다는 것은 한국사회에서 학교사회의 당면한 갈등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가를 단적으로 드러내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박정 희경 기자 chkyung@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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