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연숙 의원이 지난 3월17일∼23일까지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린 제107차 국제의회연맹(Inter-Paliamentary Union : IPU) 총회 중 개최된 여성의원회의 7차 회의에서 39개 국가로 구성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대표로 선출돼 임기 2년의 조정위원으로 활동하게 됐다. 이 의원을 만나 앞으로의 활동상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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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민원기 기자>

- IPU 여성의원회의 조정위원회 역할은 무엇인가.

“IPU는 민주적인 선거를 통해 의회를 구성하는 국가들이 참여하는 국제기구이다. IPU 행사 중 하나인 여성의원회의는 가끔 남자 의원들이 참가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여성의원들만 모인다. 조정위원회는 그 여성의원회의의 제반 준비를 담당하고 여성의원들의 제안과 의견을 조율하며 사무국을 통하여 여성의원회의와 IPU 타 기관과의 협조를 증진시키는 기구다.

IPU의 지정학적 6개 그룹별로 정규위원 2명과 대리위원 2명 등 총 4명을 선출하도록 되어 있다. 이번에 나와 함께 정규위원으로 선출된 나라는 일본이고 인도네시아와 인도가 대리위원국으로 선출됐다.

여성의원회의는 IPU의 다른 어떤 기구보다도 여성의 참여를 구체적으로 독려하고 있다. 여성의원이 함께 참석하지 않은 나라가 어느 나라인지 발표할 정도이다. 여성의원 참여를 통해 각 나라의 민주주의 척도를 가늠하는 것이다.”

- 조정위원 선출과정은 어떻게 되나.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해야 하고 또 여성운동에 활발하게 참여했는지 등을 반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제적으로 지명도 있는 인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재미있는 점은 일본이 IPU에 가장 많은 후원금을 내는 나라여서 그런지 나와 함께 아·태지역 대표로 뽑힌 일본 여성의원은 부위원장에도 선출된 것이다. 그래서 일본의 국력을 다시한번 확인하게 됐다.(웃음)”

-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것인가.

“그렇게 봐도 좋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위상 더 나아가 여성의원들의 위상이 높아진 것이라고 본다. 또 국제사회에 진출할 여건이 충분히 성숙되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한가지 특기할 만한 것은 국제사회가 한국의 여성운동 신장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고 있는 듯했다. 이번 IPU 총회에서도 1995년 북경대회 이후 여성 권리가 얼마큼 신장됐는가 논의하는 자리에서 가장 많은 변화를 가져온 나라가 한국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는지 궁금하다.

“조정위원들은 여성의원회의에서 어떤 내용을 다룰 것인지, 여성의제로서 무엇이 중요한지 의논한다. 국제적인 이슈를 찾아내 여성의원회의 안건으로 다루고 전세계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회의는 2003년 3월에 칠레 샌티에고에서 있는데 그때는 여성의 빈곤, 여성의 노인문제, 소녀들의 노동문제, 여성 할례문제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앞으로 국제회의에서 여성 관련한 문제들이 보다 구체적으로 논의되는데 조정위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연숙 의원은 또 2000년 10월 3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채택된 ‘여성, 평화 및 안보에 관한 결의안’에 주목하고 있다. 이 결의안이 분쟁관리 평화유지 및 분쟁 후 평화구축에서 여성의 역할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어 ‘중대한 진전’이라고 평가하는 것이다.

이 의원은 “이 결의안은 유엔에서 통과된 것이니 각국 정부가 약속한 사항인데도 제대로 이행이 안되고 있다”며 “내년 IPU 여성의원회의에서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다룰 것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전쟁이 일어나거나 안보에 문제가 생기면 가장 위협받는 것은 어린이와 여성이므로 평화를 논의하는 모든 자리에는 처음부터 여성이 참여해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신민경 기자 minks02@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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