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마라톤대회 참가하는 마포구 여성축구단

마포구 여성축구단(회장 김광순)이 아줌마 마라톤대회에 참가한다. 올해로 창단한 지 2년, 모여서 축구를 시작한 지는 4년이 되는 이들은 목소리와 표정에서부터 건강함이 묻어난다. 한강시민공원 축구장 여기저기로 공을 모는 모습은 출산을 한 30,40대 여성으로 보이지 않을 만큼 가볍다.

서옥경 주장은 “4년전 동네 형님의 권유로 시작했는데 해보니 장난이 아니다”며 “처음 1, 2년은 상처가 가실 날이 없어 깨진 자리에 달걀 껍질에 붙은 막을 붙여놓고 지냈다”고 한다.

마포구 여성축구단은 매주 화·목·토요일 축구장을 세바퀴 돌고 1시간 기본 연습을 한 후 30∼40분 동안의 경기를 한다. 녹록치 않은 운동량이어서 서 주장은 “힘들어서 ‘해야 하나’ 하는 갈등도 많았다”고. 그러나 “또래가 많아 얼굴만 봐도 재밌고 다들 개성이 강해 즐거워서, 관둬야지 했다가도 하게 되는 것 같다”고 웃는다. 단원 대부분은 30대 후반에서 40대 후반의 나이. 올해 62살인 단원도 있지만 다른 이들 못지 않게 공 다루는 솜씨가 일품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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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 앞서 몸을 풀고 있는 마포구 여성축구단원들.

축구를 사랑하는 이들이 월드컵을 맞는 기대도 남다를 수밖에. 수비를 맡고 있는 이상진 씨는 “마포구 여성축구단의 소망이 상암경기장에서 뛰는 것”이라고 밝힌다.

그러나 “표가 없어서 관람은 못 하고, 봉사활동 정도는 할 줄 알았는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허무하다”고 안타까워한다. 미드필더에서 공격과 수비를 담당하는 김차영씨는 대신 “집이 가까우니 TV 보면서 열심히 응원하겠다. 축구의 맛을 알고 응원하는 것과 모르고 응원하는 것은 다르다”고 밝힌다.

이들이 말하는 축구의 맛이란 뭘까. 김씨는 “뛰면서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면 동료의식이 공기와 피부로 느껴진다”며 “다들 주부다 보니 친근감 같은 것, 성취감이 생기고 부딪치고 넘어지고 서로 일으켜 주는 사이에 모르는 사람끼리도 정이 쌓인다”고 말한다.

이씨는 “나한테 온 공을 찰 때의 상쾌함”을 들면서 “이겨도 져도 땀흘린 보람이 있다”고 말한다. 축구를 사랑하는 이들인 만큼 마포구에 위치한 상암경기장에서 축구 대신 달리기를 하는 것도 뜻깊은 일. 그러나 평소 거친 축구를 하며 체력을 다져온 마포구 여성축구단원들이 마라톤 대회에서는 “살살 뛰겠다”고 한다. 축구와 마라톤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쉽게 보지 않는단다.

이씨는 “한달 동안 연습할 것”이라며 “엉덩이를 다쳐서, 3킬로미터를 완주할지 장담은 못하나 아이들에게 ‘엄마가 참가했다’를 보여주는 데 의의를 둘 것”이라고 밝힌다.

유일하게 등수를 목표에 두는 단원은 김차영씨. 김씨는 “축구와는 또다른 뭔가가 있을 것 같아 한번쯤은 도전해보고 싶었다”며 “그간 마라톤대회에 참여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닿았다”고 말한다. 김씨의 목표는 5킬로미터에서 15위안에 드는 것. 이를 위해 “우선 지면상태를 알아 놓고, 내 속도를 조절하면서 뛰고, 막바지에는 전력질주하는” 전략을 세워놓았다.

참가하는 데 의의를 둔다는 마포구 여성축구단원들이지만 그라운드를 달리던 힘이 마라톤 코스라고 사라질 것 같지는 않다.

송안 은아 기자sea@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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