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움터, 매춘지역 첫 실태조사

경기도 성매매 지역에서 국제적 인신매매가 확산되고 있으며 성매매 업소가 기업화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성매매 피해 여성에 대한 감금, 강간, 화대착취, 인신매매 등 인권침해가 여전히 심각했으나 관계 당국의 대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새움터가 경기도 여성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조사한 ‘경기도 지역 성매매 실태조사 및 정책대안 연구’에 따르면 이 지역내 성매매 집결지역은 33곳이었으며 1천442개 업소와 7천96명의 피해 여성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경기도에서 조사한 12개 지역 620명, 경기지방경찰청의 6개 지역 1천322명에 비해 월등히 많은 수치였다.

특히 1999년 새움터에서 실시한 경기도 내 기지촌 실태조사와 비교할 때 외국여성을 고용한 업소는 42.7%나 증가했으며 이 지역에서 일하는 필리핀 여성이 11.7% 증가한 데 비해 러시아 여성은 151.4%나 늘어났다.

외국인 여성들의 경우 감금, 착취, 낙태 강요 등 인권침해를 당해도 호소할 만한 곳이 없고 이들을 보호할 만한 국내의 법률과 제도도 전무하며 소수 민간단체들의 노력도 역부족이어서 문제가 심각하다.

고양시, 수원시, 안산시 등 6개시 신시가지에는 기업형 성매매 업소 밀집지역이 형성되어 있었다. 이곳에는 거대한 자본이 투여돼 남성 중심의 밤문화와 관련된 음식점, 단란주점, 모텔, 안마시술소 등이 모두 한 건물에 백화점식으로 들어서 있으며 접대문화를 위한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서울근교인 경기도 지역은 군부대가 들어서 있어 기지촌은 물론 유리방, 보도방, 이용원, 노래빠 등 모든 성매매 유형이 나타나고 있었다. 이중 파주시와 평택시에는 경기도 전체 성인남성의 2.2%, 3.9%만이 거주하지만 경기도 전체 집결지역 업소 중 17.3%, 16.5%가 몰려 있고, 매매춘 여성의 21.9%, 23.8%가 일하는 등 성매매가 집중화된 지역이었다.

특히 미군기지가 주둔해 있는 동두천, 의정부, 파주, 평택시에는 전체 집결지역 업소의 44.9%, 전체 여성의 61.4%가 몰려 있어 미군의 주둔이 성매매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새움터가 성매매 업소에서 일하는 여성 7명과 탈성매매한 여성 10명을 면접한 결과 이들은 대부분 청소년기에 직업소개소나 우연히 알게 된 남성들에게 인신매매를 당한 후 성매매를 강요받아 온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여성은 면접에서 “며칠 전에도 업소의 여자 한명이 도망갔거든요. 그 다음날 업주가 바로 경찰에 가서 신고했어요. 그 남자가 포주라는 건 경찰들도 다 알아요. 그래도 인사도 깍듯이 하면서 신고 다 받아줘요. 이러니 우리가 경찰들을 어떻게 믿어요?”라며 업주의 차용증 때문에 오히려 여성들이 사기죄로 고소당하는 현실을 설명했다.

송안 은아 기자sea@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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