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은 꼭 체크하자

직장생활 2년차인 신정원(가명, 컴퓨터 프로그래머)씨는 요즘 계속되는 업무 스트레스 탓인지 자고 일어나도 상쾌하지가 않다. 부쩍 냉도 많아졌다. 그렇지만 왠지 병원 문을 두드리긴 겁이 난다.

신씨의 경우처럼 20대 여성이 갑자기 냉이 많아졌다면 산부인과에서 냉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 여성들이 흔히 걸리는 칸디다 질염이나 트리코모나스 질염에 걸렸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통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으면 건강검진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여성질환의 경우엔 정기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병을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두재균 전북의대 산부인과 교수는 “우리나라 여성암 발병률 1위인 자궁경부암만 해도 자궁이 생명과 직결되는 장기는 아니기 때문에 일찍 발견만 하면 목숨을 잃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그러나 검진을 미루다 뒤늦게 발견해 치료가 어려운 안타까운 경우도 많이 본다”고 말한다.

정기검진이 중요하기는 난소암도 마찬가지다. 두 교수는 “난소암은 질 초음파 검사를 하지 않고서는 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정기검진이 꼭 필요한 질병”이라며 “여성암은 특성상 조기 발견의 중요성이 특히 높으므로 반드시 정기검진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연령대별로 꼭 받아봐야 할 검진에는 무엇이 있을까. 몸이 보배인 세상, 꺼진 불도 다시 보는 마음으로 내 몸의 건강나이를 확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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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대별 여성질환 건강검진 매뉴얼

■ 성경험 전(20대)

이 시기에는 생리(월경)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정상적인 월경은 생식능력을 위한 호르몬 분비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척도다. 특히 결혼을 앞두고 있는 여성이라면 호르몬 검사와 냉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냉검사로 우리나라 여성들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칸디다나 트리코모나스 질염의 감염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다.

■ 성경험 이후·출산 전(20대 중반 이후)

성생활을 시작한 여성은 냉을 동반하는 질염에 걸릴 확률이 높다. 갑자기 색깔이 이상하거나 고약한 냄새가 나는 냉이 많이 분비된다면 냉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이 시기 여성은 임신 전에 자궁경부암 검사(질 세포진 검사)를 한번 정도는 해보아야 한다. 자궁경부암은 다른 장기 암과는 달리 성행위에 의하여 감염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여기서 조심해야 할 점은 질 세포진 검사만으로는 검사결과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인유두종바이러스 검사를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궁경부암은 조기진단이 가능하고 비교적 진찰이 쉽기 때문에 정기검진의 필요성이 높다. 아울러 20대 이후부터는 질 초음파 검사를 통한 난소암 검사를 1년에 한번 정도는 해봐야 한다.

■ 출산 후 (30대 이후)

출산 이후에는 난소암 검사, 자궁경부암 검사와 함께 유방암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유방암 진단에 필요한 검사에는 유방촬영(유방 X-선 검사), 세침전자 흡인세포 검사가 있다. 30세에서 39세 사이에는 1∼2년에 한번 정도 받아야 한다.

■ 중·장년기(40대 이후)

이 시기에 흔한 질환에는 자궁근종이나 선근증 등이 있다. 자궁에서 발생하는 종양과 관련한 질병은 대개 부인과적인 진찰이나 부인과 초음파 검사만으로도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50대 이후의 여성에게서 유방암의 발병률이 급격히 높아진다. 그러므로 이때에는 유방암 관련검사를 1년에 한번은 꼭 받아보는 것이 좋다. 난소암 검사와 자궁경부암 검사도 역시 필요하다.

■ 폐경기 이후(50대 이상)

호르몬 치료와 골다공증 검사가 필요한 시기이다. 폐경기 여성의 호르몬 치료는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그러나 유방암이나 뇌종양 및 뇌혈전성 질환 등을 앓았던 여성은 호르몬 치료를 해서는 안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서 발병률이 증가하는 난소암 검사도 해봐야 한다.

<도움말:두재균 교수(전북대학교 의과대학 산부인과),

삼성서울병원 종합건강검진 센터>

김지은 기자luna@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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