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배워야할 관람문화

에버랜드 동물원 수족관에는 물범 한 마리와 바다사자 한 마리가 함께 살고 있다. 그 바로 앞 안내표지판에는 물범과 바다사자의 생태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적혀있다. 그러나 그 수족관을 지나치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개다∼ 와∼ 크다∼”하고 그냥 지나쳐버린다.

서울대공원 동물원 종보전연구팀 한창훈 팀장은 “외국 동물원의 경우엔 관람객들이 주제를 정해 방문할 때마다 깊이 있게 동물을 관찰하고 배운다”며 한국의 상황과 비교한다. “한 동물에 대해 2∼3시간 지켜보며 탐구합니다. 사전지식도 가지고 있어야 가능하죠. 미리 생태에 대해 알고 와서 관찰하는 겁니다. 보다 좋은 환경이 조성된다 하더라도 현재 우리 동물원의 관람문화로 보았을 때 과연 그렇게 애정을 가지고 동물을 대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동물원 측은 동물원에 애완견을 데리고 들어오거나 사육장의 동물들을 애완동물처럼 대하는 관람객들의 태도도 큰 문제로 지적한다. 한 팀장은 “전염병이 돌면 동물들 모두 도살 처분해야 하는데 애완견을 데리고 들어오는 것은 방역차원에서 문제가 많다”고 말한다. 한편 야생성이 있는 동물들은 어떻게 돌변할지 몰라 자칫 사육사가 부상을 입거나 사망하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그런데 관람객들은 무방비 상태로 동물들에게 손을 뻗어 먹이를 주거나 심지어 만져보려 하니 얼마나 위험한 태도인가.

사육사들과 동물원 측은 한결같이 목소리를 모은다. “보다 성숙한 관람태도가 필요합니다.”

조이 여울 기자 cognate@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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