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성역과 금기에 도전하고 그걸 깬다는 사람들이 스스로 권력이 되어 내부에 대한 비판을 금기시하고, 운동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을 억압하는 광경을 목격하면서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건 조직에 있는 사람들은 절대 못해요. 우리처럼 각성한 개인들이 그걸 깨야죠.”

지난 28일 울산인권운동연대 사무실 앞에서 “진보운동 그런거 아닙니다”라는 팻말을 앞뒤로 멘 한 여성이 매서운 바람을 견디며 일인시위를 벌였다. 비록 관심을 갖는 이도 거의 없고 비판을 받는 해당 단체들도 별 위협을 느끼는 것 같지는 않지만, 이 일인시위는 시민운동의 도덕성과 순수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끔 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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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꽃양이야기모임’(이하 밥이모)는 <밥꽃양>이라는 영화를 보고, 영화의 관객으로 시작했다가 ‘밥꽃양’과 하나가 되어버린 네티즌들의 모임이다. 지난 해 제2회 울산인권영화제 주최측의 <밥꽃양> 사전검열 시도를 거부하며 만들어진 안티 검열영화제 사이트에서 <밥꽃양> 제작팀인 라넷과 함께 수천 개의 글들을 올리며 싸움을 이어간 네티즌들이 오프라인에서 만남과 토론의 자리를 마련하기로 뜻을 모으고 지난 12월 22일 첫 모임을 가졌다.

첫날 시위자인 서분숙씨를 포함한 밥이모 회원들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인권영화제 사태가 하루 빨리 해결되기를 바라는 마음과 운동사회의 자기 성찰과 반성을 촉구하면서” 인권영화제 조직위원회 소속 단체 앞에서 무기한 1인 시위에 들어가기로 한 것이다.

밥이모 회원인 이선옥씨는 “민주노동당 앞에서 시위 할 때, 시의원 하시는 분이 저더러 서방님에게 상의했냐고 묻더군요. 서방님이 지구당 위원장인데 부인이 와서 민노당 잘못했다고 욕하면 안된다고, 서방님한테 허락 받았냐고. ‘서방님도 잘못 한 거 있으면 비판 받는게 당연한 거죠. 그리고 서방님 욕하러 오는데 그걸 서방님한테 상의하고 오는 사람이 어딨어요?’하고 쏘아줬죠.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쉽지 않네요”라고 전한다.

밥이모 회원들은 모임 자체가 ‘각성한 개인들의 자유로운 연대’이다 보니, 운동권도 아닌 여성들이 애 키우고 살림하면서 운동하려니, 더욱이 운동권 분열시킨다며 주변의 냉대가 예상외로 심해 버겁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인생의 내공지수를 100퍼센트 올려놓은 사건”이라며 용기를 북돋운다.

이들은 현재 서울에 있는 밥이모 회원들과 함께 영화 <밥꽃양> 서울 상영회를 준비하는 등 관객의 차원을 넘어서 능동적인 시민운동의 주체로 거듭나고 있다.

최이 부자 기자 bjchoi@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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