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유포, 10년간 가장 급증한 성범죄
시중 ‘국산야동’은 대개 불법촬영물
“작년 약 6만개 웹하드 유통…강간약물 광고도”
불법촬영·유포 범죄는 지난 10년간 가장 빠르게 증가한 성범죄 유형이다. ‘카메라등이용촬영죄’ 범죄 건수는 2006년 564건(3.6%)에서 2015년 7730건(24.9%)으로 늘었다(대검찰청, 2017). 피해자의 99%가 여성이다(한국여성변호사회, 2016).
공식 통계로 파악할 수 없는 피해 사례가 훨씬 많으리라고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시중 유통되는 ‘국산’ 음란물 대부분이 불법촬영물이기 때문이다. ‘불법촬영물 유포 온상’이었던 온라인 커뮤니티 ‘소라넷’에 올라온 ‘훔쳐보기’ 게시물 수만 2004년 3780건, 2006년 2840건, 2015년 5090건 등이었다. 같은 기간 검경찰의 공식 통계치를 훨씬 웃돈다(DSO, 2017).
웹하드, 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유포된 수까지 합치면 실제 피해는 더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만 해도 국내 유명 웹하드 사이트 K사, W사 2곳에서만 ‘국산’ ‘국노(국산 노출)’ ‘몰카’ ‘골뱅이’ 등 키워드가 달린 영상물 6만여 개가 버젓이 유통됐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가 지난해 6월 21일 전수조사한 결과다. 영상 끝엔 강간 약물 광고도 나왔다. “마치 ‘영상을 보며 연습했으니 실제로 해보지 않겠느냐’며 유도하는 듯했다”라고 서랑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말했다.
“신변 노출 꺼려 신고 않거나
본인도 모르는 피해 더 많을 것”
불법촬영·유포 범죄 피해자들은 신변 노출을 꺼려해 피해를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피해 촬영물을 노출하는 게 두려워 경찰 수사를 거부하고, 사적으로 비용을 들여서 피해 촬영물을 삭제하는 피해자들도 적지 않다. 서랑 대표는 “피해자 본인이 피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저희가 접수한 상담 사례를 봐도 제3자가 먼저 피해를 인지해 알린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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