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국정감사에서 젠더 관점에서 이슈를 제기한 의원들. 왼쪽 상단부터 유승희(민주), 백혜련(민주), 이상돈(미래), 소병훈(민주), 권미혁(민주), 김광수(평화) ⓒ뉴시스·여성신문
2018국정감사에서 젠더 관점에서 이슈를 제기한 의원들. 왼쪽 상단부터 유승희(민주), 백혜련(민주), 이상돈(미래), 소병훈(민주), 권미혁(민주), 김광수(평화) ⓒ뉴시스·여성신문

유승희·백혜련·이상돈·김광수·권미혁·소병훈 주목

‘사립 유치원 비리’ 등 국정감사에서 나온 각종 이슈가 신문 정치면은 물론 포털 검색어도 장식하면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국정감사는 국회가 행정부를 감시, 견제하는 권한으로 세금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비리가 없는지 등을 점검하게 된다.

국정감사에서 성평등에 관한 실태는 과연 점검·평가되고 있을까. 여성가족부와 산하 기관을 감사하는 것만 젠더 관점이 아니다. 공무원의 성범죄 통계, 기관의 고위직급에서 여성 비율 등은 이제 국감의 기본 이슈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성평등이 사회 전반에 뿌리내리고 실행되기 위해서는 모든 중앙부처와 국가기관, 나아가 사회시스템 전 분야에 걸쳐서 젠더 관점으로 평가하고 감사할 필요가 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차인순 입법심의관도 “성차별과 여성폭력 이슈는 여성가족부만이 아니라 상당수의 국가기관의 업무와 연관되어 있다. 그래서 범분야 의제이자 범분야 정책이라고 부른다”면서 “이 문제를 여성가족부 소관으로 좁혀 보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17대 국회 이후로 점점 더 많은 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이러한 젠더이슈가 제기되어 온 것은 변화이지만, 국가성평등정책 추진의 문제점을 큰 틀에서 조망할 수 있는 성인지 국감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이후 국회 18개 상임위원회의 국정감사 중 젠더 관점에서 제기된 이슈를 선별해 소개한다.

법사위 백혜련(민주)

성폭력 전담 재판부의 왜곡된 성 인식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성폭력범죄 전담재판부의 피해자 보호 및 전문성 부족과 판사의 막말, 성인지 감수성 부족으로 재판 중 발생한 2차 가해 사례를 지적했다.

백 의원은 “그동안 성폭력 전담 재판부 소속 판사들의 왜곡된 성 인식이 드러나는 발언이 많았다”면서 ‘개인적으로 여성이 술을 마시고 성관계를 맺는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성경험이 있는 여성과 없는 여성은 (성폭력)대응 방식에 차이가 있다’ 등의 재판 중 발언을 소개했다. 또 “지난해에는 성범죄 전담 판사가 몰카(불법촬영) 범죄를 저지르고도 한 달 간 계속 재판부에서 재판을 진행하는 사태도 있었다”며 “성폭력 범죄 전담 재판부의 민낯”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법관들이 피해자 보호의식을 잘 갖도록 교육도 하고 연수도 하는데도 그런 사태가 발생한다”면서 문제를 인정하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백 의원은 이같은 답변에 대해 “1박2일 연수를 실시하는 것이 전부라고 들었다”고 반박하고 “이것 가지고 과연 얼마만큼의 성 인식을 높일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환노위 이상돈(미래)

승무원 복장 문제로 본 여성 노동 현실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은 11일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의 유니폼 문제를 지적하면서 여성의 노동현실에 주목했다.

승무원 복장 차림으로 국감 참고인으로 출석한 유은정 부사무장은 몸에 딱 달라붙는 승무원 복장에 관한 업무상 부적절함과 건강상의 문제는 물론, 성상품화로 인한 몰카 범죄 발생 문제를 호소했다. 구체적으로는 △승객의 짐을 올리는 등 업무 중 단추가 풀어지거나 블라우스가 올라가서 신체 노출 △바지는 너무 밝고 타이트해 팬티, 생리대 착용 라인이 보이고 생리혈까지 비침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는 디자인은 여성을 성상품화하는 것으로 보이며 성희롱·성추행과 몰카(몰래카메라) 촬영 사례 증가 △유니폼이 몸을 조여 소화와 혈액순환이 잘 안 돼 위장질환, 부인과 질환이 발생한다고 전했다.

이상돈 의원은 검색 엔진에 ‘대한항공 승무원’을 치면 민망한 사진이 화면 가득히 나온다면서 “사진 찍는 것도, 올리는 것도 범법이다”라고 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개선 필요성이 있는 것 같다”라면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겠다”라고 답했다.

복지위 김광수(평화)

폭식증 환자 절반이 20~30대 여성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광수 민주평화당 의원은 16일 폭식증 환자의 대부분이 여성인 문제를 지적했다.

김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연령별·성별 폭식증 현황’자료에 따르면 폭식증 환자 중 여성은 88.75% 남성은 11.25%로 대다수가 여성이다. 또 여성 중에서도 20·30대 여성이 전체의 52.6%를 차지해 전체 환자 2명중 1명이 젊은 2·30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광수 의원은 “20대 여성에게 폭식증이 특별하게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나 주로 다이어트로 인한 육체적, 심리적 부담감 또는 취업이나 학업 등의 이유로 스트레스로 인해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일반적으로 폭식증 환자들을 바라볼 때 의지가 약해서, 결단력이 없어서 등 너무 쉽게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 또한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행안위 권미혁(민주)

경찰, 재범위험 가정폭력 대응 허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이 가정폭력 출동 사건의 ‘재범위험성 조사표’를 전수 조사한 결과 서울청과 경기청의 경우 작성 비율은 70%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범위험성 조사표’는 가정폭력 재범위험 우려가 있을 경우 실시하는 긴급임시조치를 판단 도구로 사용되지만 권 의원은 경찰이 고위험가해자로 추정됨에도 이를 작성하지 않고 긴급임시조치를 취하지 않아 재범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국 경찰서 550개 여성청소년수사팀 중 여성경찰관이 없는 팀이 46개에 달한다는 문제를 밝혀냈다. 현재 전국 여성청소년수사팀 소속 경찰 2326명 중 여성 경찰관은 520명으로 22.9%에 불과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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