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15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브리핑실에서 진행된 ‘국가인권위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15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브리핑실에서 진행된 ‘국가인권위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국가인권위원장 취임 첫 기자간담회

성차별시정팀 신설...젠더폭력, 임금격차 등 

사회적 지지·연대 기초해 차별금지법 추진 

낙태죄는 매우 중요한 인권의 문제 중 하나

“한국사회의 혐오와 차별, 배제의 문제에 적극 대응하겠다. 지금 이 시기에 제대로 응답하고, 제대로 제어하고,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정립하지 않으면 여성·장애인·난민에게만이 아니라 노인계층 등으로 차별, 배제, 혐오가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갈 것이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혐오와 차별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인권위원장 직속 특별팀을 만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러한 최 위원장의 구상은 지난달 5일 최 위원장이 취임식에서 밝힌 “3년 임기 동안 혐오, 차별, 배제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조치에 따른 것이다. 인권위는 혐오 문제에 자문할 각계각층의 인사들로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하고 2020년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토대로 삼겠다고도 밝혔다.

차별금지법 제정과 관련해서 최 위원장은 사회적 합의를 강조했다. “인권위가 법을 만들어 던지는 방식이 아니다”면서 1990년대 초 성폭력특별법 제정 운동을 했던 당시처럼 방향성에 대해 수많은 논의를 거쳐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했던 사례를 예로 들면서 “과정을 거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군인권조사과 △사회인권과 △성차별시정팀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이중 성차별시정팀은 성희롱·성폭력 사건에 대한 신속한 대응, 젠더폭력에 대한 예방과 대응시스템 마련, 남녀 임금격차, 여성에 대한 유리천장 등 성격차 개선 등을 추진한다.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최 위원장은 ‘낙태죄’와 관련해 “아직 인권위의 논의 테이블에서 심도 깊게 다뤄지진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단지 여성과 태아의 생명권과 신체의 자유권 대립구조로 가진 않을 거다. 이것이 인권위에서는 조사권 안에는 안 들어올 수도 있지만 매우 중요한 인권의 문제 중 하나라고 본다”고 말했다.

사형제 폐지 이후 대체형벌에 대해서는 최 위원장은 ‘많은 국민이 설문조사에서 사형제 폐지 후 대체형벌로 감형 없는 절대적 종신형을 원한다고 답했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직 대체형벌에 대한 인권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면서도 “국제사회에서는 감형 없는 종신형을 비인권적이라고 보는데, 인권위는 왜 국제사회가 이 제도를 문제라고 보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으로 가겠다”며 상대적 종신형에 힘을 실었다.

최 위원장은 인권위의 운영 구상으로 “응답하는 위원회”를 강조했다. “사회 현안에 응답하고, 갈 길이 무엇인지 응답하는 위원회”라면서 “인권위 따로, 사회 이슈 따로 가는 게 아니라 이슈에 맞물려 대응하고 응답하는 시스템을 갖추겠다”면서 변화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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