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자서 활동가로 나선 나디아 무라드

콩고 내전 성폭력 피해자 치료 도운 드니 무퀘게

“전쟁 성폭력 종식에 기여” 공로로 노벨평화상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콩고민주공화국 산부인과 의사 드니 무퀘게(왼쪽)와 야지디족 출신 인권운동가 나디아 무라드. 사진 출처 노벨상 페이스북 ⓒ노벨상 트위터(@NobelPrize)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콩고민주공화국 산부인과 의사 드니 무퀘게(왼쪽)와 야지디족 출신 인권운동가 나디아 무라드. 사진 출처 노벨상 페이스북 ⓒ노벨상 트위터(@NobelPrize)

올해 노벨평화상에 콩고 출신 의사 드니 무퀘게(63)와 이라크 야지디족 출신 여성 운동가 나디아 무라드(25)가 선정됐다. 이들은 전쟁 성폭력의 심각성을 세상에 알리고 성폭력 피해자를 돕는 일에 앞장서왔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전쟁과 무장전투에서 성폭력을 무기화하는 일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노력했다”며 선정 배경을 밝혔다.

무라드는 ‘이슬람국가’(IS)가 자행한 성폭력 피해자다. IS는 2014년 8월 이라크 북부 신자르 지역에 사는 야지디족을 급습해 수천명을 살해하고 여성 2000여명을 납치했다. 무라드도 그때 IS가 점령한 모술로 끌려가 고문과 집단 성폭행을 당해야 했다. 3개월 만에 가까스로 탈출한 무라드는 인권 활동가가 돼 지난해 9월 IS를 민족학살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했다. 2016년에는 인신매매 피해자인 난민 여성과 소녀들의 참상을 알리는 유엔 친선대사에 임명됐으며 유럽평의회가 시상하는 하벨 인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산부인과 의사인 무퀘게는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프랑스로 건너가 산부인과 의사가 됐다. 2차 콩고 내전(1998~2003)으로 임산부 사망률이 급증하자 1999년 판지병원을 세운다. 그가 처음 맞이한 환자는 신체가 잔혹하게 훼손된 성폭행 피해자였다. 이를 계기로 성폭행 피해자들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그는 지금까지 5만여명의 성폭력 피해자를 치료하고 이들이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쉼터를 마련해 글쓰기와 직업훈련을 지원한다. 세계 무대에서 콩고 내전 종식을 호소하다 반군에게 가족이 납치되는 인질극을 당해 유럽으로 망명하기도 했으나 다시 콩고로 돌아가 피해자를 돌보고 있다.

한편, 노벨평화상 수상자에게는 노벨상 메달과 증서, 9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1억2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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