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 있는가

일본군 ‘위안부’피해자의 직접 증언을 바탕으로 낸 저자의 3번째 ‘위안부’소설이다. 이 책은 길원옥 할머니의 생존 기록이자 역사의 이야기다. 할머니들의 목소리를 1인칭 시점으로 담아 독자가 화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의도했다. 8월 14일 ‘위안부’기림일에 맞춰 김복동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숭고함은 나를 들여다보는 거야』와 함께 출간됐다.

김숨/현대문학/1만2000원

 

동물학대의 사회학

가정폭력 이슈에 관해 오래 연구해온 저자는 남성 파트너와의 관계 속에서 여성, 아동, 반려동물 등이 마주치는 현실을 분석한다.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동물학대는 남성이 자신보다 약한 권력을 지닌 타자를 향한 지배와 착취의 일부다. 동물학대에 관한 사회학적 접근으로 다양한 이론과 정책 등을 소개하며 동물의 고통 자체에 주목할 수 있도록 담아냈다.

클리프턴 P. 플린/조중헌 옮김/책공장더불어/1만원

 

문학을 부수는 문학들

2017년 겨울, 매회 100여명이 넘는 수강생이 참여했던 ‘페미니스트 시각으로 읽는 한국 현대문학사’ 강의가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이 책은 비문학적인 것으로 치부돼 온 여성서사를 전면에 내세운다. 3부로 나뉘어 있으며 1부에서는 한국에서 ‘근대문학’이 형성되던 식민지기에 집중하며 당대 여성 작가와 소설의 여성 주인공에 주목한다. 2부는 1950~1970년대 김승옥, 최인훈, 황순원 등의 작품을 파헤치며 ‘건국’ ‘불온’ ‘혁명’이라는 가치의 성별을 논한다. 3부는 ‘민주주의’라는 이상의 가능성을 질문하며 문학 작품 속 ‘군사주의적 남성성’과 가부장적 명분을 위해 국가가 여성을 동원한 국내 성산업을 비판한다.

권보드래 외/민음사/1만6000원

 

여자라서 행복하다는 거짓말

가족이라는 친밀성 집단 안에서 어떤 침묵을 강요하고 희생시키는지 파헤치는 소설이다. 7살 때 아버지의 친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지만 아버지조차도 쉬쉬하자 명민했던 ‘정희’는 자기혐오의 굴레에 갇힌다. 저자는 여성이 자신의 괜찮지 않음을 당당히 외쳐도 안전이 위협받지 않으며 오히려 사회적 보장과 혜택을 누리기 위해 더 많은 여성의 서사를 공명해야 한다고 말한다.

신중선/내일의문학/1만4000원

 

우리는 매일 새로워진다

“이 책은 여성의 이야기다. 마흔 살이라는 나이를 넘어서도 꾸준히 성장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여성 이야기는 부족하다. 이 책은 다양한 ‘나이든 여성들’에게 주목했다. 남성중심적이고 젊음을 찬양하는 문화 속 나이든 여성은 이중 삼중으로 지워진다. 마흔이 넘는 여성 배우를 드라마에서 찾기 힘들고 보통의 여성들도 경력단절과 중년을 맞이한다. 31살이 돼서야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44살에 첫 책을 낸 저자는 자신처럼 ‘대기만성형 인간’을 소개하며 책의 원제 ‘Glorious Freedom’(영예로운 자유)을 말한다.

리사 콩던/박찬원 옮김/아트북스/1만8000원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