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는 일자리가 꼭 필요한 사람”
“미혼모는 일자리가 꼭 필요한 사람”
  • 부산=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8.08.22 07:06
  • 수정 2018-08-26 05: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영미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고문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박영미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고문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여성신문은 지난 19~20일에 걸쳐 지역의 미혼모 관계자들을 만나 미혼모 정책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듣기 위해 부산을 찾았다. 정책을 담당하는 부산시 여성가족과와 미혼모입소시설 중 한곳인 사랑샘, 미혼모지원단체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관계자, 양육미혼모 당사자 등이 개별 인터뷰에 참여했다.

이들은 미혼모가 우리 사회의 평범한 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한 기본 조건으로 경제적 자립을 꼽았다. 스스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심리적으로 위축된 이들에게 발전의 기회가 되고 자아실현으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혼모는 ‘시민’이다⑤]

박영미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고문

“임신 알게 된 미혼모 어쩔 수 없이 퇴사...

일자리 문제, 낙태·입양·유기 문제와 직결”

 

“직장 다니는 사람 자르지 말고, 직장 없는 사람은 일자리 구해주고, 경력 단절된 사람은 재취업 도와주고, 이것 3개만큼은 확실하게 보장해줘야 합니다”

박영미 (사)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고문은 양육 미혼모가 우리 사회의 평범한 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노동권 보장을 꼽았다. 일자리를 잃지 않는 정책, 취업 장려 정책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먹고 사는 문제는 기본 중 기본이기 때문이다.

많은 양육 미혼모가 기초수급자가 아닌 일을 통해 꿈을 펼치고 스스로 생계를 책임질 수 있기를 원한다. 그러나 전적으로 혼자 자녀를 양육하고 가정을 돌보면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갖기란 쉽지 않다.

박 고문은 “미혼모는 갑작스런 임신·출산·양육을 겪지만 한 개인으로서 생애 계획에 차질 없이 이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 학업을 중단하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둬선 안 된다. 그런데 생애 계획은 고사하고 생계 문제가 대두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혼모가 아이키우기 좋은 사회가 되려면 저출산정책의 밑바탕부터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모든 여성노동자의 임신과 출산이 중요한 일이라는 인식이 전제돼야 하고 이로 인해 생애계획이 뒤틀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비혼이든 기혼이든 임신하고 아이 낳고 기르면 일자리를 잃는 게 아니라 오히려 보장한다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출산으로 일을 못할 때는 실업급여도 보장해야 한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미혼모들은 더 큰 차별에 놓이게 되고 더 어려운 처지에 있기 때문에 충분한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남자든 여자든 한부모는 배우자 출산휴가까지 얹어서 주는 등의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비혼 상태의 임신·출산은 당장 밥줄을 떼이는 문제가 됩니다. 양육미혼모는 집안의 가장으로 혼자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인데 실직을 하면 아이까지 위기에 놓여요. 그런데도 임신한 사실이 드러나 손가락질 받을까봐서 그만두는 사람이 많아요. 또 어차피 출산휴가도 못 받을텐데 임신 사실로 모욕을 당하느니 다닐 이유가 없는 거죠. 일부는 어떻게든 직장 다니기 위해 미혼모임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임신 사실도 숨기고 출산은 휴가를 내고 하는 등 철저하게 숨겨요. 비공개 결혼식을 한 것처럼 꾸미기도 하고요.”

“낙태와 입양, 유기 문제로도 직결됩니다. 사회에서 차별받고 생계가 불안정한 처지가 되면 아이를 키울 수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겁니다. 자기가 낳은 아이를 어떻게 지우고 갖다버릴 수가 있겠어요. 짐승도 자기 새끼는 안 버려요. 그런데 미혼모를 벼랑 끝까지 밀어서 아이의 손을 놓게 만드는 게 우리 사회예요.”

박 고문은 미혼모의 일자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체의 변화 이전에 사업주와 노동자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혼자 아이를 낳아 길러야 하니 일을 못할 거라는 인식이 아니라 반드시 직장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여기는 사회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성희롱 예방교육 같은 직장인 의무교육에 노동인권교육을 첨가하는 식이다.

또 남성을 주로 고용하는 회사와 여성을 주로 고용하는 회사가 차이를 느끼면 여성 고용률이 높아질 수 없다면서 정부는 여성을 많이 고용하는 사업장이 손해보지 않게 해야 하는 노동정책을 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본 기획물은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여성신문은 1988년 창간 이후 여성 인권 신장과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해 온 국내 최초, 세계 유일의 여성 이슈 주간 정론지 입니다.
여성신문은 여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여성의 '안전, 사회적 지위, 현명한 소비, 건강한 가족'의 영역에서 희망 콘텐츠를 발굴, 전파하고 있습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를 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은 여성신문이 앞으로도 이 땅의 여성을 위해 활동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여성신문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50 (3가 222번지) 골든브릿지빌딩 1층
  • 대표전화 : 02-318-93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신준철
  • 제호 : (주)여성신문사
  • 사업자등록번호 : 214-81-03304
  • 대표이사 : 김효선
  • 발행·편집인 : 김효선
  • 여성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1 (주)여성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wome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