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 어렵다고들 많이 얘기하는데 이는 골프가 중용의 도를 따르기 때문입니다. 스윙자세 하나하나가 중용을 추구할뿐더러 골프는 정신 스포츠로서 중용의 마음을 가질 때 가장 잘 할 수 있습니다.”

작년 12월부터 한국에서 활동을 시작한 최혜영(42)씨는 요즘 “신개념 골프 이론”으로 각광받고 있다.

최씨는 한국인 최초로 미국 여성골프협회(LPGA)의 티칭프로(Teaching Pro) 클래스 A 자격증을 획득하여 이미 주목을 받고 있는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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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LPGA 티칭프로에는 1000여 명이 소속되어 있으며 이 가운데 동양인은 1%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티칭프로 자격증에는 어프랜티스, 클래스 B, 클래스 A, 마스터 프로페셔널 등 4단계가 있는데 클래스 A는 시험으로 따낼 수 있는 최고의 자격으로서 LPGA 소속선수와 진출을 원하는 선수에 대한 추천과 평가를 할 수 있는 자격도 주어진다.

최혜영씨가 골프와 인연을 맺은 사연은 좀 독특하다. 대학에서 아동학을 전공했던 최씨는 졸업 후 그림을 배우기 위해 유럽으로 떠났다. 1992년 잠시 한국에 왔을 때 당시 한국에서는 일부 부유층을 중심으로 골프 붐이 일고 있었다. 친구를 따라 우연히 골프장을 찾은 최씨는 골프가 앞으로 대중화되리라는 걸 직관하고 이듬해 서른이 넘은 나이에 미국 샌디에고의 골프 아카데미로 용기있게 유학을 떠났다.

처음 최씨가 관심을 가졌던 것은 골프코스 디자인, 골프채 디자인, 잔디관리 등의 부문이었다. 하지만 그것들을 보다 수월하게 하기 위해 익혔던 골프가 수준급의 실력이 되자 주위에서 티칭프로에 도전해 보라는 권유를 했다. 이후 최씨는 방향을 전환해 본격적으로 티칭프로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최씨는 한국에서 통용되는 골프이론 중에 잘못된 것들이 많다고 지적한다. “한국 골프는 아직까지도 외국에서 들여온 책이나 비디오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들은 대개 서구 백인들의 체격에 맞춘 것입니다. 그걸 모든 사람에게 맞는 것으로 일반화할 수 없는 겁니다. 사람마다 체격이나 신체 조건이 다 다릅니다. 이 다름에 따라 이론이나 스윙도 달라져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여전히 획일적인 이론만을 따릅니다.”

최씨는 한국사회에 퍼진 골프에 대한 잘못된 상식이나 생각을 바로잡는 게 자신의 역할이라 여긴다. “골프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는 운동입니다. 오히려 여성들이 섬세하게 더 잘 할 수 있죠. 여성들의 체격에 맞는 동작을 바로 배우기만 하면 됩니다. 많은 돈을 들일 필요도 없어요. 그렇게 돈을 들이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습니다.”

그는 레슨을 위해 빗자루를 비롯한 40여개의 기구를 개발하기도 했다. 그의 신개념 골프를 접해 보고 싶다면 그의 홈페이지http://www.choigolf.com를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이정주 객원기자 jena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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