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지난 21일(현지 시각) 딸을 낳은 후 인스타그램에 이를 알리며 “4시 45분에 3.31kg의 아이를 낳았다. 국민들의 응원에 감사하다”고 적었다. ⓒ인스타그램 페이지 캡처
재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지난 21일(현지 시각) 딸을 낳은 후 인스타그램에 이를 알리며 “4시 45분에 3.31kg의 아이를 낳았다. 국민들의 응원에 감사하다”고 적었다. ⓒ인스타그램 페이지 캡처

재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출산 소식 발표

6주 출산휴가 후 국정 복귀 예정

육아는 동거관계인 아이 아빠가 전담

“여성 리더 일·육아 병행 가능 보여줘” 평가도

2018년에도 여성 국가 수반은 드물다. 임기 중 아이를 낳고, 출산휴가를 다녀와 계속 자리를 지키는 여성 지도자는 더욱 드물다. 최근 출산한 재신다 아던(37) 뉴질랜드 총리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아던 총리는 지난 21일(이하 현지 시각) 딸을 출산했다. 그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딸의 출산 소식을 알리며 “4시 45분에 3.31kg의 아이를 낳았다. 국민들의 응원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출산 이틀 전까지 총리 업무를 수행했고, 6주간 출산휴가를 다녀와 8월 초 국정에 복귀할 예정이다. 이 기간엔 윈스턴 피터스 부총리가 총리 대행을 맡는다. 아던 총리가 국정에 복귀한 이후로는 아이 아빠이자 동거인인 클라크 게이퍼드가 육아를 전담할 예정이다. 두 사람은 결혼하지 않고 동거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임신·출산한 여성에 대한 직장 내 차별과 여성의 ‘독박육아’가 전 세계적 문제로 떠오른 때에 중요한 시사점을 지닌다는 분석이 나왔다. 헬렌 클라크 전 뉴질랜드 총리는 21일 ‘가디언’ 지를 통해 발표한 ‘재신다 아던은 여성에게 닫힌 문은 없음을 보여준다’라는 제목의 기고에서 “총리직을 수행하면서도 아이를 가질 수 있고, 남성 파트너들이 육아를 전담하는 일이 허용된다. 이로써 뉴질랜드는 ‘여성들에게 닫힌 문은 이제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현직 총리가 임기 중 출산한 사례는 드물다. 1990년 딸을 낳은 고(故) 베나지르 부토 파키스탄 총리가 첫 사례였다. 아던 총리의 사례가 두 번째다. 부토의 딸 박타와르 부토 자르다리는 2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아던 총리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아던 총리는 지난해 10월 37세의 나이로 뉴질랜드의 총리가 됐다. 1856년 이후 최연소이자, 뉴질랜드 사상 세 번째 여성 총리다. 노동당 대표였던 그는 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밝히고, 선거를 앞두고 받은 성차별적 질문에 즉각 맞받아치고, 출산예정일 6개월 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임신 소식을 공표하는 등 당당한 모습으로 많은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아던 총리의 사례를 ‘모든 여성을 위한 진보로 과대평가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자유기고가인 빅토리아 스미스 박사는 이날 인디펜던트지에 기고한 글 ‘재신다 아던이 일하는 엄마들이 (일과 육아를) ‘다 해낼 수 있다’는 증거라고 봐선 안 될 이유’에서 “아던 총리가 엄마 역할과 총리 역할을 너무나 완벽히 병행한다면, 다른 여성들은 ‘당신은 왜 저렇게 못 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을 것”이라며 “아던 총리의 행복한 소식을 축하하되, (임신·출산·육아가 여성의 커리어를 방해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도록) 더 많이 요구하는 기회로 삼자”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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