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넘어 ‘가족들’로] 두 아이 보며 ‘뭐든지 해야겠다’ 생각했죠
[‘가족’ 넘어 ‘가족들’로] 두 아이 보며 ‘뭐든지 해야겠다’ 생각했죠
  • 이하나 기자
  • 승인 2018.05.22 13:02
  • 수정 2018-05-28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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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가족은 결혼을 통해 결합한 이성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가족만을 ‘정상가족’이라는 틀에 가둬왔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가족(the family)은 가족들(families)로 존재해 왔습니다. 한부모 가족, 동성애 가족, 다문화 가족, 1인 가족 등 ‘정상가족’의 틀을 넘어 다양한 형태로 우리 이웃에 존재하는 ‘가족들’을 소개합니다.

 

원옥금 주한베트남교민회장·서울시 외국인 명예시장

원옥금(43)씨는 평범한 직장인인 남편과 19세 아들, 17세 딸을 키우며 평범히 사는 한국인이다. 하지만 한국사람인 그는 사람들은 결혼이주여성으로 더 많이 불렸다. 베트남 출신인 원씨는 영어통역사로 일하다 현지 건설 현장에 엔지니어로 파견된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양가 모두 결혼을 흔쾌히 허락하며 1997년 결혼에 골인했다. 원씨는 결혼 이듬해에 한국에 입국했다. 당시만 해도 국제결혼을 한 사람이 드물었고 이주여성도 거의 없던 때였다. 원씨는 초기엔 무력감을 많이 느꼈다고 했다. 그는 “제가 한국사회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보였고 그저 남편과 가족의 울타리에서만 머물러야 되는 것처럼 느껴졌을 때 한국에 온 것을 후회한 적이 많았다”고 했다. 그러던 그는 두살 터울 남매를 키우면서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무엇인가 해야겠다’는 생각에 방송통신대에 진학해 법을 공부했고, 이주민 인권문제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인권 활동가들을 만나 활동을 이어가면서 지금까지 통번역 일을 하는 틈틈이 어려운 처지에 있는 베트남 결혼이주 여성이나 이주노동자들을 돕고 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서울시 외국인 명예시장에 임명됐고 지난해에는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원씨는 20년 전과 비교하면 한국사회가 ‘다름에 인정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고 봤다. 그는 “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 가정이 늘면서 관련 법이 만들어지고 국가나 지방정부가 이들에 대한 여러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것이 달라졌다”면서 “결혼이주 여성을 부정적으로 보거나 동정의 시선으로 보는 면이 다 없어졌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예전에 비해 우리 사회가 서로 다름에 대한 존중을 하는 분위기로 개선돼 가고 있는 것 같아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인 부모와 자녀로 이뤄진 가정을 소위 ‘정상가족’으로 보고, 다문화가족을 비롯해 다른 형태의 가족은 ‘특별한 가족’, 약간 ‘비정상적 가족’으로 보는 인식이 있에 대해선 문제를 제기했다. 원씨는 “누구든지 차별받지 않은 권리가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그렇지만 유교적 전통 속에서 오래 살아온 한국 사회가 여러 형태의 가족에 대한 인식이 비뀌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하루 빨리 제정돼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원천적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회전반적인 인식 개선을 위해 교육에 좀 더 힘써야 하고,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소수자나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긍정적으로 그려지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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