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에 서울 관악구 구의원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한 오승희씨 ⓒ오승희
6.13지방선거에 서울 관악구 구의원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한 오승희씨 ⓒ오승희

촘촘한 맞춤형 육아정책으로

싱글맘도 신나고 안전한 사회를

싱글맘 오승희(43세) 씨는 이번 6.13지방선거에 도전한다. 정의당 기초의원(서울 관악구)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했다.

노동조합에서 직업 노동운동가로 일하던 그는 40세 출산 당시 아이 아빠와 합의 하에 결별한 상태였다. 같이 노동운동을 하던 아이 아빠는 설상가상으로 출산 한 달 후 구속돼 징역을 살았다.

그는 “아이를 낳고 혼자 키우기란 정말 전쟁 같았다”고 했다. “막연히 알고 있던 차별이나 폭력 문제가 아주 구체적인 위협으로 다가왔다”면서 “할머니 도움 없이 아이를 키우는 직장맘은 '전생에 나라를 팔아먹은 여자'라는 말도 한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1년 육아휴직을 마치고 직장에 복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복귀 직전 생각을 바뀌었고 무급휴직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가 16개월 때였어요. 어린이집에 맡기고 잠시 아르바이트 다녀왔더니 3시 반쯤이었는데 아이 혼자만 남아 선생님 핸드폰에서 나오는 만화를 보고 있었어요. 선생님은 머리손질하고 계시더군요. 원래 저녁 7시 반까지 아이를 맡기도록 돼있는데 3시에 데리고 가라고 은근히 압박을 하던 분위기였고요. 국공립에 보내면 좋을 거 같아 태아 때부터 대기 걸어두고 들어간 곳이었죠. 너무 화가 나서 민간 어린이집으로 옮기고 구청에 민원을 넣었어요. 국민신문고에도 접수하고요.”

그는 혼자 키우다보니 아이가 외롭게 자라는 게 가장 두려웠다. ‘애착형성기에는 반드시 아이 옆에 있어주어야겠다’고 판단하고 출산휴가, 연차, 육아휴직, 무급휴직을 사용하며 2년 6개월을 버텼다.

싱글맘으로서 고군분투해온 경험을 살려 지역정치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아이 낳고, 현직 대통령을 국민의 힘으로 끌어내린 역사적 격동기에 2년6개월을 집에서 보내야 했어요. 어떻게든 운동을 이어가고 싶었는데 노동조합 운동은 갓난쟁이를 안고 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었어요. 그때 제가 사회적 인간으로 살 수 있었던 유일한 공간이 동네였고 지역이었고 진보정치였습니다. 평등하고 안전한 사회,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이웃들과 연대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는 구의원이 되면 우선 육아정책에 집중해 여성들의 경력단절 문제를 줄이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 먼저 정확한 수요조사부터 해야 한다는 게 그의 경험에서 얻은 판단이다.

“지금은 한 어린이집에서 종일반과 맞춤반으로 나누는 형태인데, 수요조사를 좀 더 세분화할 필요가 있겠고, 맞춤형 어린이집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아이를 늦게까지 맡겨야 하는 엄마들이 가장 신경쓰는 건 그 시간까지 우리애 말고 다른 친구들은 얼마나 있을까 하는 점이거든요. 조사를 통해 그루핑이 필요하다고 봐요. 이것부터 이뤄져야 여성들의 경력단절이 없어져요. 거의 할머니들에게 의존하다가 안 되면 사직하는 식인데, 할머니들은 무슨 죄인가요. 이 맘고리즘을 끊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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