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불꽃페미액션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회원들이 여성이 피해자인 불법촬영 범죄에 대한 수사당국의 미온적 대응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불꽃페미액션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회원들이 여성이 피해자인 불법촬영 범죄에 대한 수사당국의 미온적 대응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사이버성범죄피해지원단체인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이하 한사성)가 “경찰에 포르노 사이트 관련 정보를 전달하고 고발할 것”이라며 불법촬영 강력수사를 요구했다.

한사성은 1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연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한사성 측은 “경찰은 홍대 누드크로키 모델 불법촬영 유출 사건에서 가해자 검거는 물론, 피해가 발생한 플랫폼과 운영진을 수사하는 등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며 “만약 워마드 관리자가 범죄 사실을 알고도 불법촬영 가해자의 활동 기록을 삭제해줬다면 증거인멸 공범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한다. 워마드가 경찰이 그동안 수사를 꺼려왔던 기존 포르노 사이트처럼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매우 이례적이고 고무적인 시도라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뿐 아니라 가해자가 촬영물을 유포한 플랫폼 또한 조사하는 것이 마땅한 것임을 드디어 확인받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사성은 “경찰은 곧 본 단체가 삭제 지원 진행 중인 200여 개의 포르노 사이트 리스트를 받아보게 될 것이다. 사이트마다 실제 피해자가 존재하는 상황이다. 포르노 사이트는 사이버성범죄자들의 범죄 행각을 은폐, 방조하고 있기 때문에 더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며 “어떤 사이트는 성매매 업소와 연계돼 있고, 강간 약물을 판매하기도 한다. 우리는 포르노 사이트의 서버주소, 카카오톡 아이디, 이메일, 스카이프, 라인 계정과 같은 정보를 모아 놨다. 경찰은 이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고 해당 해외 플랫폼에 자료 협조 요청을 하는 등 (홍대 사건과) 동일한 수준의 적극성을 갖고 조사를 진행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서승희 한사성 대표는 “이번 사건이 이슈가 되던 와중에도 저희는 불법촬영 피해자의 전화를 받았다. 피해자가 경찰에 수사 요청을 했는데 피해촬영물이 올라와 있는 사이트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기 때문에 가해자 정보를 받을 수 없어 더 이상 수사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고 하더라”며 “그런데 이번 홍대 사건에서 경찰은 해외에 서버를 둔 워마드 운영자를 추적조사하고 있지 않나. 이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다음 주 중으로 경찰에 해외 포르노 사이트 관련 정보를 정리해 보낸 뒤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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