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2일 혁신교육감 만들기 시민네트워크에서 단일후보로 선출된 김태일교수를 그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이날 김교수는 3자 단일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권은주 기자
지난 3월 22일 혁신교육감 만들기 시민네트워크에서 단일후보로 선출된 김태일교수를 그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이날 김교수는 3자 단일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권은주 기자

진보 성향 후보들의 단일화를 제의해온 김태일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지난 4일 혁신교육감 단일후보로 선출된 지 22일 만에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태일 영남대 교수는 “대구에서 개혁적인 지식인 운동을 함께해온 대학교수 출신 세 사람이 대구교육감에 출마하게 됐다. 이는 대구교육 혁신을 위한 지지기반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고무적이다. 그러나 비슷한 이력과 문제의식을 가진 세 사람이 동시에 출마하는 것을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며 “대구사회의 변화를 위해 오랫동안 함께 일해 온 개혁적 지식인으로서 우리는 역사적 대의에 충실해야 한다는 취지로 두 후보에게 단일화를 계속 제안해왔다. 하지만 지난 2일 3자 후보 단일화 마지막 제안과 관련 돌아온 대답은 두 후보 응답이 아닌 보수 후보의 단일화 소식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후보 단일화를 강변하던 제가 계속 후보로 뛰겠다는 것은 부질없는 짓으로 보인다. 보수 1명 대 진보 3명의 후보 구도가 가져올 뻔한 결과를 생각하며 불출마를 결심했다”며 “대구교육혁신에 힘을 모으고자 한 ‘혁신교육감 대구시민네트워크’에 경의를 표한다”며 “저 역시 교육혁신의 마중물이 되고자 네트워크에 참여했고, 교육감 후보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도 교육혁신의 마중물이 되고자하는 것이다. 김사열, 홍덕률 두 예비후보께서는 대구교육 혁신을 위해 후보 단일화를 꼭 이뤄야 한다”며 그동안 지지를 보내준 대구 시민들께 감사의 뜻을 전했다.

대구에서는 처음으로 진보 성향의 교육감을 선출시키기 위해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우리복지시민연합 등 대구·경북의 61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 ‘대구가기다려온혁신교육감 만들기 시민네트워크(이하 시민네트워크)’를 2월 8일 출범했다. 경선후보로 등록한 김태일 교수와 정만진 전 대구시교육위원의 경합을 예상했으나 정 전위원이 김태일 지지를 선언하고 사퇴하면서 시민네트워크는 내부 투표를 통해 3월 13일 김태일 영남대 교수를 단일후보로 선출했다.

앞서 김태일 교수는 3월 15일 교육감 출마를 선언하며 “모든 학생들을 빛나게 하는 교육, 진보와 보수를 다 담아내는 큰 그릇, 공화주의 가치에 기초한 교육혁신을 하겠다”며 교육정책을 발표했으나 예비후보 등록은 하지 않았다.

시민네트워크는 3월 29일 “당초 취지인 혁신교육감 단일후보를 선정해 그 목적을 달성했고 김태일 후보가 제안한 3자 단일화에 대한 조속한 합의를 이끌어내고자 해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민네트워크는 “경선에 참여하지 않은 김사열 경북대 교수와 뒤늦게 출마를 선언한 홍덕률 전 대구대총장에 대해서는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후보들은 3자 단일화 원칙을 조기에 합의하고 대구교육 혁신의 방안을 제시해 변화를 열망하는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시민네트워크는 비록 해산하지만 대구시민들과 함께 혁신적인 교육감을 우뚝 세워 6.13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김사열 경북대 생명과학부 교수(61)는 2월 5일 대구교육감 출마 선언을 하며 “지난 2014년과 2016년 경북대 총장후보 1순위로 두 차례나 선출됐지만 정치권으로부터 배척을 받아 임명받지 못한 채 법적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며 "정치권의 간섭을 막고 구태의연한 정치적 이념에서 벗어나 대구에 건강하고 울창한 교육의 숲을 만들고 싶다"고 출마 의지를 밝혔다. 시민네트워크에서 제안한 후보단일화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었다.

홍덕률 전 대구대 총장(60)은 3월 22일 “대구가 교육을 통해 밝은 내일을 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출마의 뜻을 밝히고 총장직에서 물러나 29일 대구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교육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홍 전 총장은 그동안 진보 교육감 후보군에 거론됐지만 “현직 총장으로서 중요한 학사 일정들을 뒤로 하고 출마를 결심할 형편이 안 된다”며 출마설을 일축해왔다.

보수진영에서는 이태열 전 대구남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이 예비후보로 나섰으나 최근 사퇴함으로써 강은희 전 여성가족부 장관과 단일화됐다. 강 전 장관은 “위대한 대구교육을 만들겠다”며 지난 2월 1일 대구시교육감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예비후보등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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