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라오페라단의 오페라 ‘가면무도회’ 중 ⓒ라벨라오페라단
라벨라오페라단의 오페라 ‘가면무도회’ 중 ⓒ라벨라오페라단

27일부터 한 달간 예술의전당서

제9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열려

오페라 6편 중 5편이 여성 연출

“다양성 추구...대중에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

이달 말부터 한 달 간 오페라 페스티벌이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한국에서 오페라가 처음 상연된 지 70년을 기념하는 오페라 축제다. ‘가면무도회’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등 유명 작품은 물론, ‘오페라 문외한’도 재미있게 즐길 만한 창작 오페라도 무대에 오른다. 국내 대표 여성 연출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첫 오페라 페스티벌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조직위원회, 예술의전당은 오는 27일부터 5월 27일까지 한 달간 ‘제9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을 공동 개최한다. 올해는 오페라 작품의 다채로운 맥락 중 ‘사랑’에 초점을 맞춘다. 대형 오페라 작품인 ‘가면무도회’,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여우뎐’ 공연에선 사랑을 둘러싼 음모, 욕망, 질투, 배신, 죽음 등 복잡한 감정이 재현된다. 

내로라하는 국내 여성 연출가들의 참여가 눈에 띈다. 오페라 6편 중 5편을 여성이 연출한다. ‘가면무도회’의 이회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의 김재희, ‘여우뎐’의 김숙영, ‘국립오페라단 오페라 갈라’의 정선영과 ‘썸 타는 박사장 길들이기’의 양수연 연출이 그 주인공이다. 

 

제9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참여 작품 연출자들. (왼쪽부터) 조승철, 김숙영, 이회수, 김재희, 양수연, 정선영 연출가.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제9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참여 작품 연출자들. (왼쪽부터) 조승철, 김숙영, 이회수, 김재희, 양수연, 정선영 연출가.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개막작 ‘가면무도회’를 올릴 라벨라오페라단의 이강호 단장은 “이탈리아 낭만파 오페라 중 독창성과 실험정신이 빛나는 작품을 개막작으로 택했다. 대한민국 오페라의 자존감을 높이는 공연이 되길, 모든 관객에게 아름다운 작품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의 장수동 서울오페라앙상블 단장은 “오페라의 한국적 수용”을 강조했다. 그는 “정통 바로크 오페라에 가깝지만 그 속에는 한국인의 삶이 있는 그런 오페라를 올리려 한다”고 말했다. 

‘여우뎐’의 강민우 누오바오페라단 단장은 “아이돌 음악 장르, 뮤지컬 장르를 도입해 독특하고 신선한, 보다 대중적인 창작오페라를 올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오페라앙상블이 선보일 작품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서울오페라앙상블
서울오페라앙상블이 선보일 작품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서울오페라앙상블

좀 더 쉽고 대중적인 오페라를 감상하고 싶다면 ‘썸타는 박사장 길들이기’에 주목할 만하다.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을 번안해 2015년 초연한 작품으로, 원작의 해학과 유머를 이해하기 쉽도록 한국 실정에 맞게 각색·보완했다. 김방술 울산싱어즈오페라단 단장은 “현대사회의 막장성 불륜과 은밀한 욕망 등을 재치있는 언어와 순발력, 그리고 코믹한 장면 연출로 무대와 객석이 함께 신나게 웃고 즐길 작품을 선보이겠다”라고 말했다.

판소리와 오페라가 결합한 ‘판오페라’ 작품 ‘흥부와 놀부’도 기대작이다. 2008년 공개된 작품으로, 판소리 마당극 형식을 차용한 1시간30분간짜리 공연으로, 우리 고유의 극을 오페라로 구현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만택 코리아아르츠그룹 대표는 “흥부가의 재미를 최대한 살리면서 서양 오페라를 융합했다”며 “앞으로 판소리 다섯 마당, 혹부리 영감 이야기 등을 판오페라로 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미리 볼 수 있는 ‘오페라 갈라 콘서트’도 열린다. 국립오페라단은 오는 5월 19일과 20일 베르디의 ‘춘희’, ‘리골레토’, ‘라 트라비아타’와 바그너의 워작을 번안한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임준희의 ‘천생연분’ 등의 하이라이트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윤호근 국립오페라단 단장은 “4개의 단편 오페라를 보는 듯한 무대로 연출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사)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도 오는 12일과 13일 이틀간 ‘그랜드 오페라 갈라 콘서트’를 연다. 한국을 대표하는 성악가 40명이 출연해 ‘라 트라비아타’ 등 유명 작품을 포함해 오페라 8편의 주요 곡들을 부른다. 

 

3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한국 2018년 제9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기자회견이 열려 예술감독, 연출자, 출연배우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3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한국 2018년 제9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기자회견이 열려 예술감독, 연출자, 출연배우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배영주 오페라페스티벌조직위 사무국 팀장은 이번 페스티벌의 키워드로 “다양성”을 꼽았다. “어렵고 대중적이지 않은 작품과 좀 더 대중적인 작품을 함께 다채롭게 소개하는 게 이번 페스티벌의 역할”이라는 얘기다. 

올해 참가작 티켓 가격은 R석 15만원, S석 12만원, A석 8만원 등으로 기존보다 2~3만원가량 내렸다. 희귀한 오페라 공연을 더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정찬희 이사장은 “한국 오페라 성악가·지휘자들이 세계무대에서 맹위를 떨쳐 국격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지만, ‘오페라는 소수만의 문화’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올해는 일반 대중과의 간극을 좁혀 대중 속으로 파고들자는 취지에서 여러 한국 실정에 맞는 공연을 기획하고, 티켓 가격도 낮췄다. 앞으로도 연령 불문 누구나 오페라를 가볍게,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페스티벌은 라벨라오페라단, 서울오페라앙상블, 누오바오페라단, 국립오페라단, 울산싱어즈오페라단, 코리아아르츠그룹이 주관한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가 후원한다. 문의 예술의전당 02-580-1300. 인터파크 1544-1555. www.koreaoperafestiv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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