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신문사 주최 제7회 평등부부상 수상자로 7쌍의 부부가 선정되었다.

본상에는 김정민(32·철도노조 조사통계국장)·이은주(31·당고개 역무원) 부부, 김해권(48·학원 원장)·김인숙(45·학원 강사) 부부, 오성근(37·전업주부)·이정희(32·직장인) 부부, 조남상(41·사업)·임경화(34·사업) 부부, 황승룡(58·호남신학대 총장)·장혜숙(55·전 광주YWCA회장) 부부 등 5쌍이며, 장려상은 손성주(53·농업)·최금자(53·식당 운영) 부부, 양성홍(54·건설업)·백홍선(46·보이스카우트 제주연맹 이사) 부부 등 2쌍이다.

이번 평등부부상은 ▲의사결정과정 ▲재산권 ▲자녀교육 ▲취미생활 ▲부부간 이해도와 존중 ▲독립적인 의식 ▲부부관계 ▲상대방을 위한 헌신도 ▲ 기타 평등부부로 인정받았던 수상경력 등 9개 항목의 평가 기준에 따라 선정되었다.

제7회 평등부부 심사는 황인자 여성부 권익증진국장, 김순옥 성균관대 생활과학부 교수, 강학중 가정경영연구소 소장, 김수자 아줌마를 키우는 연대 공동대표, 임정희 본사 부사장 등 5명이 맡았다.

시상식은 11월 13일 오후 6시 여의도 63빌딩에서 갖는다.

[본상]

우리가족 취미는 롤러블레이드

김정민·이은주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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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에 설거지를 하는 남편을 멋적게 바라보며 팔꿈치를 당기는 아내에게 “당신은 왜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냐”며 “당연히 내가 할 일을 하는 것인데”라고 말하는 남편, 시부모 앞에서 오히려 당당히 평등한 부부의 모습을 보이려는 남편, 노조간부 활동으로 며칠째 집에 들어오지 못하는 아내를 위해 속옷을 나르기도 하고 삼계탕을 끓여주는 남편을 향해 아내는 “내 남편 같은 남성을 아직까지 한번도 만나본 적이 없다”고 단언한다.

아내 이은주씨는 그런 남편을 위해 언젠가는 “찹쌀이며 대추, 인삼까지 챙겨넣어 푹푹 끓인 삼계탕”을 먹일 기회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 부부는 하나뿐인 아들 산이(4)에게도 부모가 함께 요리하고 설거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산이는 최근 엄마, 아빠와 롤러블레이드를 함께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가사일은 온 가족의 몫

김해권·김인숙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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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7시. 김해권·김인숙 부부는 두 딸과 함께 간단한 예배를 올리고 그 날의 일과를 얘기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매일 아침 가족간 대화시간에 못다한 얘기는 가족여행을 통해 마저 채운다.

이들 가족은 청소, 설거지, 빨래 등 대부분의 가사일을 모두 분담한다. 여기에는 누구의 강요도 없고 또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지도 않는다. 도시락을 아빠가 싸주는 일에 익숙한 두 딸은 어려서부터 가정내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해 왔다.

학원을 운영하는 남편과 학원 강사인 아내는 매주 한번씩 관내 유흥업소 및 공원을 돌아다니며 청소년 선도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또 저소득 가정의 자녀를 위해 관내 학원과 연계해 학원비를 할인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아내같은 남편, 남편같은 아내

오성근·이정희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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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8년째인 오성근·이정희 부부. 매일 아침 밥상을 차리는 것은 남편 오성근씨다. 오성근씨가 아이를 등에 업고 장바구니를 들고 장에 다니기 시작한 것은 딸 다향(3)이가 태어나고 부터이다.

산달 전에 조기 진통이 온 후 마땅히 간병할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맞벌이였던 이 집은 남편이 직장을 포기했다. 이웃주부들과 육아모임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는 오성근씨의 딸사랑은 대단하다. 지독한 감기로 고생하는 딸의 콧물을 입으로 빨아낼 정도이다.

아직까지 서로에게 경어를 사용하는 이들 부부는 결혼 전 “상대방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를 높이고 서로에 대한 배려를 키우기 위해 ”결혼준비모임에도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 “필요하다면 남자도 살림하고 아내가 원한다면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는 전형적인 평등부부다.

독립적이되 조화를 이루죠

조남상·임경화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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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에서 파파이스 매장을 각각 운영하고 있는 조남상·임경화 부부. 주식회사 이름도 남편과 아내의 이름을 따서 ‘남경호’로 바꿀 정도로 11년 동안의 부부금슬을 보여주고 있다. 남편은 된장국, 아내는 생선회를 좋아하는 등 취향이 다르지만 식사때나 외식할 때 한번도 의견충돌을 일으킨 적이 없다고.

아내 임경화씨는 현재 대학원에서 스포츠마케팅을 전공하고 있다. 집안형편이 어려워 전문대를 다닌 것에 대해 마음 아파하는 장모님에게 남편은 “여유가 되면 공부를 마저 하도록 뒷바라지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은 결혼후 지켜졌고 임경화씨는 무용과에 편입해 학업을 마쳤고 석사 과정 중에 있다. 부인이 학교를 다니는 동안 남편은 집안일을 도맡았다.

30년 동안 서로에게 힘과 용기

황승룡·장혜숙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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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 사는 황승룡·장혜숙 부부는 30년 동안 인생의 동반자로서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를 격려하며 최선을 다해왔다고 자부한다.

남편 황승룡씨는 교직에서 은퇴한 아내에게 자원봉사자로서의 새 삶을 열도록 도와주었고, 아내 장혜숙씨는 공부하는 남편을 지원했다. 황승룡씨는 여성단체협의회로부터 아내를 외조한 남편에게 주는 ‘대륜상’을 받기도 했다.

이들 부부를 평등부부에 추천한 광주 YWCA 조은아 회장은 “독립적이면서도 조화를 이룬 부부로서 재산권을 공동으로 행사함은 물론 자녀양육, 양가 부모 봉양, 동기간의 우애 등 가족간 화목에도 모범을 보여 양쪽 가족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부부의 모습으로 주위의 귀감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장려상]

사랑과 평화를 배달합니다

손성주·최금자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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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산청군 시천면에서 농장과 음식점을 운영하는 손성주·최금자 부부는 가족뿐만 아니라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사랑과 평화를 배달하며 살고 있다. 이들 부부가 경영하는 농장과 식당 이름도 ‘평화농장’과 ‘평화식당’이다.

자원봉사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남편 손성주씨는 아내와 함께 지역내 독거노인들에게 매일 도시락을 배달해 주기도 한다.

2남2녀의 자녀를 양육하는 것뿐만 아니라 현재의 집도 공동명의로 하는 등 모든 일을 부부가 함께 의논해 결정하고 있다. ‘이웃들이 가장 닮고 싶은 부부’로 꼽힐 정도로 동네에서도 알아주는 평등부부라고. 이들은“가사일이나 농장일 모두 누구의 역할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힘든 일을 먼저 한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

각자 일 열심히 하도록 배려

양성홍·백홍선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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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제주도에서 모범적인 평등부부상을 실천하며 사는 양성홍·백홍선 부부. 남편은 건설회사를 경영하며, 현재 옷가게를 경영하는 아내는 스카우트 지도자 부교수 자격인 보이스카우트 제주연맹 이사를 맡고 있다.

결혼 24년째인 이들 부부는 지난 1992년 중앙대 건설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에 나란히 입학해 서울까지 원거리 통학을 하며 무사히 함께 졸업했다. 각자의 일에 좀더 전문적인 노하우를 쌓는 일도 부부가 함께 하고 있다.

백홍선씨는 남편이 취미생활을 즐길 때에는 전화도 하지 않는 등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며, 양성홍씨도 아내가 스카우트 활동으로 며칠간 야영을 할 때도 한약까지 챙겨서 갖다줄 정도로 서로에 대한 배려가 지극하다.

박정 희경 기자 chkyung@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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