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작가, 다섯번째 저서 ‘인생 2라운드 50년’ 출간

"자신에게 맞는 진정한 재무목표 찾는 것이 중요"

 

다섯번째 저서 인생 2라운드 50년을 출간한 이광구 작가
다섯번째 저서 '인생 2라운드 50년'을 출간한 이광구 작가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톨스토이의 명언 중에 ‘우리는 가난을 예찬하지 않는다. 다만 가난에 굴복하지 않는 사람을 예찬할 뿐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돈에 끌려 다니지 않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100세 시대, 인생 후반 50년을 살아가기 위한 지혜를 담은 책 '인생 2라운드 50년'을 출간한 이광구 작가의 말이다. 지난 1일 서울 중구 여성신문 본사에서 만난 이 작가는 '재무설계사'를 가장한 '행복설계사' 답게 밝은 미소로 인사를 건넸다.

‘인생 2라운드 50년’은 불안한 노후를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보다 나은 인생을 제시하기 위한 지침서다. ‘인생 첫 번째 재무설계(2007)’, ‘대폭락시대에도 살아남는 재무설계(2008)’, ‘희망 통장 콘서트(2009)’, ‘희망교육 분투기(2010)’에 이은 다섯 번째 책이다.

“우리나라 중산층들이 노후에 대해서 너무 과도하게 불안해합니다. 우리나라가 그렇게 못사는 나라가 아닌 데도요. 출판사에서 저의 삶 자체가 이들에게 말하고자 하는 대안을 몸소 경험해본 것 같다며 의뢰를 해왔습니다. 우리나라 중산층들의 삶의 모습을 많이 이해하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서울대 법대 중퇴…아버지의 뒷모습에 맺힌 눈물

이 작가의 삶은 말 그대로 파란만장했다. 1982년 서울대학교 법대에 입학해 집안의 자랑거리였지만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에 참여하며 대학교를 중퇴했다. 부모님의 기대를 미리 끊어버리기 위해 일부러 대학교 3학년 기말고사 시험까지 거부했다. 당시의 결정에 후회는 없지만 아무 말 없이 뒤돌아 고향으로 내려가시던 아버지의 뒷모습은 아직도 이 작가의 가슴을 후벼 판다.

“우리 아버지, 어머니는 자식이 민주화 운동 때문이 아니라 당신들이 무능해서 자식이 학교를 그만뒀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저희 부모님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형편이 어려운 대다수의 부모들은 다 이런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이걸 또 반대로 뒤집어보면 어떤 가난한 집 아이들은 우리 아버지, 어머니가 무능해서 나를 대학도 못 보내준다고 말합니다. 왜 이렇게 잘사는 나라에서 그런 원한을 갖고 얽매여 살까요?”

그가 대학생 아들 온달과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갓 취직한 딸 보리에게 따박따박 방값을 내라고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만약 국회의원이라면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 자녀들의 학비를 지원하는 자를 감옥에 보내는 일명 ‘학원금지법’을 만들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램일 정도다.

“그런 걸 없애려면 고등학교 졸업한 후에 각자 다 자립하는 겁니다. 대학 다니는 게 이득일거 같으면 공부 열심히 해서 장학금을 받든지 대출받아서 졸업하고 갚으면 됩니다. 아예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는 부모와 관계없이 각자 자기들 능력껏 하는 거야’라는 사회적 인식을 만들면 자식들이나 부모들이나 그런 맘고생을 안 할테니까요.”

 

여성신문과 인터뷰 중인 이광구 작가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여성신문과 인터뷰 중인 이광구 작가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사업 실패 후 23개 직업 거치며 재무설계사로

대학 졸업장 없이 사회에 나온 이 작가는 노동자협동기업 형태의 사업을 시작했다. 결과는 처참한 실패였다. 빚을 갚느라 대우자동차와 부동산업체 등을 다니며 고생길을 걸었다. 대리운전부터 철거용역까지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이 작가는 "지금까지 거쳐 온 직업을 세어보니 23가지나 되더라"며 웃어보였다. 수많은 일들을 경험해봤지만 가장 보람 있었던 직업은 재무상담사였다.

재무설계 전문기업인 포도에셋에서 재무상담사로 일하게 된 건 우연 같은 필연이었다. 구로에서 함께 노동운동을 했던 친구를 다시 만나면서 그에게 새로운 길이 열렸다.

“울산 현대에서 해고당하고 보험대리점 일을 하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보험은 예상치 못한 위험을 대비하기 위한 상품인데 용접공 등 위험부담이 높은 직업군은 가입이 안 되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해서 그 친구가 직접 보험 상품을 개발한거죠."

대박이 날 줄 알았던 보험 상품은 쪽박이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여러 보험에 가입하고 있었던 상태라 새로 개발한 보험 상품에 가입할 사람들이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위기는 그야말로 기회가 됐다.

“사람들이 너무 많은 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것을 보고 제대로 가입한건지, 실효성이 있는지 등 보험적정성 평가를 해주기 시작했어요. 대출적정성 평가도 함께 분석하고 상담해주니 인기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울산에서 시작해 부산, 대구, 광주, 전주를 찍고 드디어 서울에 입성했다. 서울에서 어떻게 영업을 할까 고민하던 현 포도에셋 사장은 이 작가한테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그렇게 이 작가의 재무설계사 인생이 시작됐다.

“재무상담의 한 축은 금융을 알아야한다는 것이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인생 상담 이라는 겁니다. 어찌 보면 돈이라는 건 아무리 많아도 모자른 겁니다. 간디가 ‘이 지구는 온 인류를 먹여 살리기에 충분한 땅이다. 그러나 단 한사람의 욕망을 채우기에도 모자라다’라고 한 말처럼 욕망과 재화는 대칭이 안되는거죠. 자신감 있게 상담을 해주려면 재무설계사가 삶의 내공이 좀 있어야 합니다. 돈에 끌려다니지 않는 삶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하죠. ”

 

이광구 작가가 본인의 저서 인생 2라운드 50년을 소개하고 있다.
이광구 작가가 본인의 저서 '인생 2라운드 50년'을 소개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인간다운 존엄성 유지 위해선 재무목표 설정 중요”

이 작가가 자신 있게 책을 쓸 수 있었던 이유는 ‘세상에 휘둘리지 않고 중심을 잡으려고 많이 노력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주어진 환경 속에서 온몸으로 부딪히며 헤쳐 온 경험과 현재 그의 삶이 이를 대변해준다.

“특히 중산층 설계에서는 내가 돈을 모아서 어디에 쓸 건지가 중요합니다. 재무목표를 잘 정하는 게 중요한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목표를 자기가 진실로 잘 성찰해서 정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재무상담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고객이 자신의 처지에 맞는 진정한 재무목표를 잘 찾아나가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재무적 목표를 잘 정하는 것의 초점은 돈 문제에 대한 개인의 자각이다. 사회적으로 흐름을 잘 만들면 개인들의 자각도 더 높아진다. 소득이 많고 적고를 떠나서 두루두루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돈 때문에 인간의 존엄성이 파괴되어서는 안 된다. 이 작가의 재무설계가 특별한 이유다.

“우리 사회가 갈수록 서유럽의 민주주의를 따라가야 한다고 봅니다. 최소한의 인간의 존엄이 유지되도록 하면서 그 속에서 모든 사회구성원들의 에너지가 맘껏 발현되는 사회, 그럴 때 우리나라가 한층 더 성숙할 것이라고 봅니다. 개인들이 삶에 대해서 잘 돌아보고 미래 목표를 세우고 자기 처지에 맞게 돈에 관한 설계를 한다면 돈에 끌려 다니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부자로 살 수 없을 진 몰라도 조금만 각성하면 인간다운 존엄을 잘 유지하면서 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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