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 현대백화점 천호점 식품관에서 직원들이 컬래버레이션 선물세트 대표상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지난 1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 현대백화점 천호점 식품관에서 직원들이 컬래버레이션 선물세트 대표상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5만∼10만원대 선물 큰 폭 증가 

“기존 법안 취지 훼손” 우려도 

올해 유통업계 설 선물세트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만원 초과 10만원 이하 설 선물세트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개정으로 국내산 농축수산물에 한해 선물 가격이 10만원으로 상향 조정되면서부터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의 올해 설 선물세트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두 자릿수 증가했다. 매출 증가율은 각각 현대백화점 36.5%, 신세계백화점 35%, 롯데백화점 25.7%, 이마트 25.5%, 롯데마트 16.2% 등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5일부터 이달 3일 설 선물세트 판매 매출이 전년 대비 36.5%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우(48.1%), 사과·배(41.2%), 갈치(40.7%), 자연송이(39.5%) 등 국내산 농축수산물 매출 신장률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5만~10만원 선물세트의 매출 신장률이 171.3%로 가장 높았고, 5만원 이하 선물세트는 1.2% 감소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5일부터 이달 2일까지 설 선물 판매 매출이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수산물과 농산물 매출 증가율이 각각 51.3%, 51.7%로 가장 높았다. 5만~10만원 선물 매출은 올해 165%로 대폭 상승했다. 

롯데백화점의 지난달 22일부터 2월 3일까지 설 선물세트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25.7%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농축수산물 선물세트 매출은 35.2%, 수산은 31.7%, 축산은 37.8% 각각 증가했다.

이마트에선 지난달 말까지 약 한 달 간 설 선물세트 예약 판매를 실시했다. 그 결과 과일세트판매율이 전년 대비 70.7% 축산세트 50.5%, 조미료·통조림 등 가공세트 31.5%, 주류·커피·차 세트 66.7% 등의 판매가 늘었다. 롯데마트 또한 축산 선물세트 31.8%, 과일 선물세트 10.7%, 수산 선물세트 12.8% 등 판매율이 증가했다. 

개정에 따른 이런 현상들이 기존 법안의 취지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앞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달 12일 “김영란법 3·5·10 상한성 개정은 농축수산업을 살리는 근본 대책이 아니”라며 “농축수산물을 살리자는 것이 명분이지만 공직자가 받을 수 있는 선물 상한액이 사실상 10만원이 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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