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남자친구와 연락 안닿자

출산한 뒤 유기한 것처럼 허위 신고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편견·차별 개선해야”

 

자신이 낳은 아이를 아파트 복도에 누군가 유기한 것처럼 속여 허위 신고한 20대 여성에 대한 소식이 전해지며 안타까움을 낳는 가운데, 그의 남자친구이자 아이의 아빠인 남성에게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월 30일 사건이 알려진 뒤, 포털사이트 기사 댓글에는 “남자를 욕해야지 왜 여자를 욕하나. 차마 키우지도 버리지도 못해 신고는 했지 않나. 아이도, 엄마도 짠하다” “남자가 더 나쁘다. 할(관계 맺을) 땐 신나고, 애 낳을 땐 연락두절하고. 여대생 혼자 저런 짓까지 하는 게 얼마나 두려웠겠나” “아기 엄마를 욕하기 전에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생각해보는 게 어떨까. 그리고 아이 아빠는 왜 연락이 닿지 않았을까. 다 알고 있었을 텐데. 아기 아빠가 더 큰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20대 대학생인 A씨는 1월 30일 오전 4시께 광주 북구 두암동 아파트 8층 복도에서 신생아를 구조했다고 거짓 신고했다. 이날 오전 언니 집에서 딸을 낳은 후 마치 아파트 복도에 누군가 유기한 아이를 구한 것처럼 허위 신고했다. A씨는 “새벽에 고양이 우는 소리가 들리는 듯해 밖으로 나왔다가 핏자국 속에 울고 있는 아이를 발견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장에는 양수와 출산으로 인한 혈흔이 남아 있지 않았고,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이 수사를 통해 A씨의 자백을 받았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남자친구와 연락이 닿지 않고 혼자 아이를 키울 수 없어 남의 아이를 구한 것처럼 허위 신고해 양육을 포기하려 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남자가 책임감도 없네” “여자에게만 책임 묻지 마라. 남자에게 더 혹독하게 책임 물어라. 원인 제공했으니 함부로 아기 유기할 일 없게” “(혼자 힘들었을텐데도) 아이를 살릴 방법을 선택한 그녀에게 욕설을 쏟아내지는 않기를. (그녀가) 보호받기를 바란다” “거짓말은 나쁜 것이지만 (신생아 구조 자작극이) 자신과 아이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참 안타깝다”등의 댓글이 쏟아졌다.

특히 한 누리꾼은 “어린 엄마의 상황과 사회적 편견이 슬프다. 미혼모도 차별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31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범죄혐의가 없어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아이를 유기한 적이 없어 영아유기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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