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기업 승진자 1139명 

여성은 34명에 불과

GS·LS·에쓰오일 등 0명 

“여성 대표성 낮은 기업일수록

 임원 할당제 도입해야”

2018년 주요 그룹의 임원인사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수준이었다. <여성신문>이 30대 그룹에 속한 11개 기업의 임원 승진자를 분석한 결과다. 승진자 총 1139명 중 여성은 34명에 불과했다. 임원 승진자 100명 중 3명 정도가 여성이라는 의미다. 대기업 고위직은 ‘유리천장’을 넘어 ‘콘크리트천장’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해 말 국내 주요 그룹이 단행한 정기 인사 키워드는 ‘세대교체’와 ‘성과주의’로 요약할 수 있다. 무술년 재계는 한층 젊은 경영진과 함께 글로벌 인재의 비중이 눈에 띄게 늘었다. 40대 임원이 대거 등장했으며 해외 출신 임원들도 늘었다. 반면 여성 임원 비율은 아직도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삼성과 LG는 2018 정기 임원인사에서 가장 많은 여성 임원을 배출했다. 먼저 삼성 승진자 221명 중 여성 임원은 7명으로 대부분 40대다. 성과주의 기조를 원칙으로 2015년 8명의 승진자 이후 최다 인원을 기록했다. 이번에 상무로 승진한 여성 임원은 정지은 상무, 양혜순 상무, 정혜순 상무, 지혜령 상무, 김승리 상무, 이금주 상무, 이정자 상무 등이다.

LG는 총 157명 중 7명을 배출했다. 류혜정 LG전자 2018년 대기업 임원 승진자 중 여성은 ‘3.0%’H&A사업본부 전무, 조혜성 LG화학 중앙연구소 전무 등 전무 2명과 최희원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부문 상무, 노숙희 LG전자 미국법인 상무, 박진남 LG디스플레이 구매2담당 상무, 장영래 LG화학 중앙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송영숙 LG생활건강 후 한방연구소장 등 신규 상무 선임 5명 등이다.

현대차에서는 여성 임원 3명이 나왔다. 현대엔지니어링 화공사업지원실장 김원옥 상무보A가 상무로 승진했고, 현대차 IT기획실장 안현주 이사대우는 이사로, 현대카드 디지털 페이먼트 실장인 최유경 부장은 이사대우로 각각 승진했다.

SK그룹은 외국인 여성을 임원으로 등용하는 등 총 4명의 여성 임원이 승진해 눈길을 끌었다. SK는 중국 국적인 차이리엔춘 SK에너지 글로벌사업개발2팀장을 상무로 승진시켜 SK이노베이션 전략기획본부 중국사업 담당 임원으로 발령냈다.

KT의 여성 임원 승진자는 총 75명 중 3명이었다. 플랫폼사업기획실, IT기획실, 경제경영연구소에 소속된 김혜주, 옥경화, 김재경 신임 상무가 주인공이다.

CJ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여성 임원은 최자은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냉동마케팅담당과 안젤라킬로렌 CJ E&M 미국사업운영담당 2명이다.

올해 은행권에서 여성 임원 배출에 포문을 연 곳은 농협금융지주다. 장미경 국제업무부장을 농협은행 신임 부행장보로 발탁했다. 농협 역사상 ‘최연소 여성 임원’으로 손꼽힌다. 농협금융은 능력과 전문성, 성과 우선주의 원칙에 따라 변화와 혁신을 이끌 적임자를 선임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장미경 부행장보 선임 이유를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미래에셋그룹이 눈에 띄는 인사를 단행했다. 미래에셋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미래에셋캐피탈의 새로운 대표이사로 여성 임원이 선임됐고, 지점에서도 초고속 승진자가 배출됐다.

미래에셋그룹은 미래에셋캐피탈을 공동대표체제로 개편하고, 관리담당 대표로 윤자경 미래에셋대우 혁신추진단 상무보를, 투자담당 대표로 이구범 투자금융부문 부사장을 선임했다. 미래에셋대우에서도 새 여성 임원이 대거 탄생했다. 박숙경 미래에셋대우 순천 지점장이 상무보로 승진했다. 이사대우로는 강북지역본부의 김지숙, 강서지역본부의 김지혜, 경인지역본부의 이소훈이 미래에셋대우 여성 임원에 이름을 올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는 상무보로 기금운용2본부의 안선영, 이사대우로 개인연금마케팅본부의 김민진이 발탁됐다.

반면 GS그룹, LS, 에쓰오일 등은 여성 임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 각각 30명, 39명, 2명을 승진시켰지만 여성은 전무했다. 지난해 GS에서는 1명의 여성 임원이 나왔다. LS와 에쓰오일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성은 임원 승진자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이와 관련 김양희 젠더앤리더십 대표는 “여성 대표성이 적은 기업일수록 먼저 여성 임원 할당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정부가 권고해야 한다”며 “민간기업의 경우 여성 임원 목표나 할당을 하는 기업에 정부조달계약권 등 가점을 주는 방법이 있다. 이를 위해 적극적 고용개선조치와 연동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