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1학년 때 장애 얻어

이후 세상의 편견과 맞서

아동·여성·장애인 권익

위해 활발한 의정활동

우수의정대상 대상 수상

 

칠곡 베네딕도 수도원에서 만난 김정숙 경북도의원. ⓒ권은주
칠곡 베네딕도 수도원에서 만난 김정숙 경북도의원. ⓒ권은주

경상북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김정숙(사진) 의원은 지난 12월 20일 끝난 행정사무감사 기간 중 가장 주목받은 의원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김 의원은 “경북학숙 재사생 중 장애학생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장애인 편의시설 확충”을 요구하고 “여성장애인의 재활과 자립에 도움을 줄 경북여성장애인복지관만의 특화된 프로그램 운영이 요구된다”고 강조하며 각 기관의 행감에서 “양성평등과 장애인에 대해 젠더적 관점의 접근”을 주문했다.

비례대표로 민선 6기 도의회에 입성한 김 의원은 아동과 여성, 장애인의 권리보장과 차별금지를 위해 활발한 의정활동을 해왔다. 경북도의원 60명 가운데 여성은 4명 밖에 없는 환경에서 사회적 약자를 위해 헌신해 온 것이다.

김 의원을 칠곡 베네딕도 수도원에서 만나 언제부터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일에 헌신해 왔는지 물었다. 그는 대답 대신 자신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들려줬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운동장에서 놀이기구를 타다 척추를 다쳐 장애를 갖게 됐어요. 4년여 동안 누워 있었죠. 치료를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았지만 다치기 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어려웠어요.”

김 의원은 그 후 장애를 가진 소녀로 성장하며 세상의 편견과 맞서게 됐다. 장애인으로의 삶은 소녀를 단련시키는 자양분이 됐고 장애를 가진 이들의 고통을 덜어주는데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알게 됐다.

“한글을 깨우쳤을 때라 책을 많이 읽었고 책 속에서 많은 걸 배웠지요. 몸이 좀 회복 된 후 학교에 가고 싶었지만 부모님이 반대했어요. 결국 2주 동안의 단식으로 학교를 다니게 됐죠. 인권 의식이 지금처럼 높지도 않아 가족들의 걱정이 많았고 저 자신도 매사에 실수하지 않으려고 엄청 노력했어요. 나 자신에게 가장 엄격한 것은 나 자신이었어요.”

사서가 되고 싶어 대학에서 도서관학과를 전공하고 도서관에 이력서를 냈지만 사회의 벽은 너무 높았다. 그러나 그는 걸려서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 희망, 힘을 갖고 있었기에 ‘내’가 잘 할 수 있는 걸 찾았다고 했다.

“사업도 하고 자수로 장애인 기능대회에 나가 대상도 받고, (사)경북지체장애인협회칠곡군지회장도 맡아 일하다보니 현재까지 왔습니다.”

2016년 12월 21일 ‘경상북도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돼 시행되고 있다. 신체적·정신적 장애 등으로 혼자서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운 장애인들의 자립을 지원하고 그 가족의 부담을 줄여 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취지의 조례다. 김 의원이 동료 의원들과 발의한 조례다. 이외에도 ‘경상북도 장애인 차별금지 및 인권보장에 관한 조례’, ‘경상북도 아동복지심의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조례’ 등을 발의하는 한편,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시설 확충과 도 산하기관의 장애인 고용확대 등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줄 것을 촉구해왔다. 또한 경주 지진 이후 시설 안전 점검 횟수와 외부 전문가 참여 여부를 강조하고 재난 발생에 대비한 재난 매뉴얼 작성과 훈련 등 각종 안전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해줄 것도 잊지 않았다. 이러한 노고를 인정받아 그는 제4회 우수의정대상 대상을 수상했다. 우수의정대상은 전국 시도의회 의원 중 지난 1년 동안 지역민의 불편을 해소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지방자치를 위해 노력해 온 의정활동 우수의원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한 나라의 인권 수준은 약자들이 인권을 얼마만큼 누리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하잖아요. 의정대상이 제게 과분한 상이지만 좀 더 잘하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생각합니다. 여성과 아동, 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마음에 희망과 용기가 쌓아지길 기대하면서, 사회적 약자들의 역할을 증대시키는데 심혈을 기울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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